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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자 한라산 도로 또 마비…CCTV 불법 주차 단속 내년에나 될까말까

뉴스1

입력 2022.12.02 06:27

수정 2022.12.02 06:27

1일 오후 제주 1100고지 휴게소에 설경을 즐기러 온 차량들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1일 오후 제주 1100고지 휴게소에 설경을 즐기러 온 차량들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1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서 자치경찰이 갓길에 차를 세운 관광객을 단속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1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서 자치경찰이 갓길에 차를 세운 관광객을 단속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48○△, 쏘나타 차량 차 빼세요. 한쪽으로만 주차합니다.“

한라산에 첫눈이 내린 다음날인 지난 1일 오후 1100고지 휴게소에는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의 시끄러운 호루라기 소리로 가득했다.


1100고지 휴게소는 차로 쉽게 고지대에 올라 한라산 눈꽃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 눈이 오고나면 하루종일 차량들로 뒤엉키는 곳이다.

이날도 주차장을 중심으로 갓길에 늘어선 주차 행렬만 수백미터를 훌쩍 넘겼다. 경찰관들은 양방향 차량 소통을 위해 한쪽 갓길로만 주정차를 허용했다.

그러나 경찰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주황색 라바콘 사이에 차를 세우고 사라진 '얌체 운전자'도 있어 밀려드는 차량들을 교통 정리만으로 통제하기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자치경찰 관계자는 "눈만 오고나면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다 돌아갈 때까지 교통 정리 업무에만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며 "매년 반복되는 일인데 해결되는 게 없어 지겨울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이처럼 한라산 1100고지 휴게소가 이번 겨울에도 꽉 막힌 주차장 신세로 전락했다. 주정차 단속용 CCTV 설치, 도로폭 확대 등 교통난 해소를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졌지만 지지부진한 대응 속에 문제 해결은 또 해를 넘게 됐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2월 1100도로를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불법 주정차를 상시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달에야 행정예고를 마쳤고, 최근 문화재청에 단속용 CCTV 설치를 위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1100고지 인근 도로는 한라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CCTV 설치 등을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문화재청이 이를 허가한다해도 단속 구간 지정과 표지판·CCTV 설치 등에 2~3달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겨울에도 1100고지 인근 도로의 교통 마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로 확장과 주차장 확충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가 1100고지 휴게소 갓길을 노상 주차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했지만,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또 1100고지 휴게소 양방향의 도로 갓길폭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달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

제주도는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가 나오면 내년 3월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문화재청에서 제주도 측에 국립공원에 조성된 나무를 베어내거나 람사르 습지 지역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단속이 정식으로 추진되기 전까지 교통난을 해소하고 탐방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겨울철 정기 버스노선 증편과 함께 전세버스 등을 활용한 셔틀버스 운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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