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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익 편취 없다"면서도 SPC 고발한 공정위…위법 동기 논란

2022.10.1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022.10.1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SPC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목적이 2세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주장을 두고 논리적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총수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이나 샤니가 아닌 상장사인 SPC삼립(삼립)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SPC그룹 오너 일가를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허희수 부사장을 상대로 그가 보유했던 계열사 밀다원의 지분을 삼립에 저가로 넘긴 배경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의 배경에는 앞서 공정위의 발표와도 연관이 있다. 공정위는 2020년 7월 SPC 계열사들이 삼립을 장기간 부당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다. 또 총수와 경영진, 법인을 고발했다.

즉 상장사인 삼립이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비상장 계열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통행세를 거둬들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행세'는 거래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한다.

공정위 주장처럼 2세 승계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2세들이 보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줘 기업가치를 키운 뒤 그룹 주력사의 지분을 매입할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상장사 삼립을 지원한다면 비상장사들을 100% 소유한 총수일가에게 손해를 끼치게 된다. 총수일가가 이를 감수하면서 지분이 적은 상장사인 삼립을 지원하도록 했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 공정위 논리대로라면 손해를 본 사람이 처벌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당시 밀다원의 주주 구성은 대부분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파리크라상(45.4%)이나 샤니(21.7%), 총수일가 개인 지분(13.2%)으로 이뤄져 있었다. 밀다원이 주식을 저가로 양도했다면 총수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공정위의 2세 승계 목적 주장과 모순이 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삼립은 총수일가 지분이 적고 개인 소액주주가 있는 상장회사인데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비상장회사인 파리크라상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삼립에 이익을 몰아줘 승계수단으로 쓰려고 했다는 논리가 이치에 맞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파리크라상은 삼립의 주식을 40.7% 보유한 1대 주주로 삼립의 주식가치가 상승하면 파리크라상의 가치도 올라 승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삼립과 파리크라상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 허영인 회장이 소유한 파리크라상 지분 63.5%를 넘겨받게 될 2세들의 상속세가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현재 SPC그룹은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 측은 주요 쟁점인 '삼립을 지원하면 어떻게 2세 승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 아직까지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SPC그룹을 고발하게 된 과정에서도 "SPC 오너 일가를 포함해 특정인이 사익을 챙겼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PC가 오너 일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상장사인 삼립을 지원했다는 공정위의 논리가 논란이 많은 만큼 검찰도 법리상 상당한 고심이 있을 것"이라며 "행정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