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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 최후 항전지' 제주 항파두리성 동쪽 성문 실체 확인

뉴스1

입력 2022.12.02 11:39

수정 2022.12.02 11:39

사적 제396호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의 동문지 및 보도시설 발굴현황 모습(제주도 제공)2022.12.2/뉴스1
사적 제396호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의 동문지 및 보도시설 발굴현황 모습(제주도 제공)2022.12.2/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고려시대 삼별초의 최후 항전지인 제주 항파두리성의 동쪽 성문(城門)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바깥 경계의 외성(토성)의 동문이 있던 자리인 동문지(東門址)에서 문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유물과 흔적이 발굴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적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외성 7차 발굴조사에서 동문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는 유물 등이 추가 확임됨에 따라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학술자문회의는 3일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655-3번지 일원 발굴조사 현장에서 열린다.

사적 제396호로 등록된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는 13세기 말 원나라의 침략에 맞서 항거한 삼별초의 최후 항전지다.

항파두리성의 원형을 규명하기 위한 외성 발굴조사는 지난해 6차에 이어 올해 7차 조사(8월29일~12월26일)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고 보조를 받아 (재)제주고고학연구소에 의뢰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동문의 형태와 구조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2002년 복원된 토성의 일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난해 확인한 동측 문확석(문을 고정시키는 돌)을 매개로 동문지가 서쪽으로 연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조사 결과 문확석은 동~서 방향으로 총 2매가 배치됐고 문확석 상부에는 홈을 파서 확쇠(문을 여닫을 때 쓰이는 회전축의 장치)를 고정한 것을 확인했다. 확쇠 간 추정거리는 326㎝다.

또 확쇠에서 남쪽으로 인접해 문설주(문짝을 끼워 달기 위해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 홈과 문턱도 추가로 확인했다. 문턱은 확쇠와 문설주 홈 사이에 동~서 방향으로 얕게 조성한 구조로 보아 문을 내측으로 열고 닫는 내개형 구조의 문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성내 도로망과 연결된 내외측 보도시설에서 청자 두침(頭枕, 베개)과 접시, 대접 등의 청자류 파편, 철정(鐵釘, 쇠못) 5점의 유물도 출토됐다.

제주도는 학술자문회의를 통해 발굴 성과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향후 유적의 보존 및 정비 방향에 대한 자문도 구할 예정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는 항파두리성 최초로 성문을 확인하고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항파두리성과 역사적·시기적으로 유사성을 지닌 강화중성에서 확인된 문지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항파두리성의 원형을 구명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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