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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 12년 전 복수 만족한 가나...대통령, 한총리 만나 "16강 축하"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5 05:40

수정 2022.12.05 16:36

서아프리카 관문인 가나를 공식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에 소재한 대톨영궁에서 나나아도 단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을 면담하고 경제통상, 에너지 개발 기니만 해양 안보 등 실질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총리실 제공, 뉴시스
서아프리카 관문인 가나를 공식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에 소재한 대톨영궁에서 나나아도 단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을 면담하고 경제통상, 에너지 개발 기니만 해양 안보 등 실질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총리실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가나의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이 ‘우루과이의 복수’에 성공한 것을 만족해하며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총리실에 따르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아프리카 2개국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국의 16강 진출 확정된 직후 가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가나의 16강행이 좌절된 상황이었지만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한 총리가 면담장에 들어오자마자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며 악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어떻게든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을 막고자 했다.
가나 수비수 대니얼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6강 진출을 위해 1골이 필요하단 걸 알았다"고 했다. 아마티는 동료에게 "우리가 16강에 못 간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말했다고 한다.

가나는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26분과 32분 연달아 실점하면서 16강 진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후반 막판 가나의 목표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국이 2대1로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그대로 끝날 경우 두 팀의 동반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나쁜 손'으로 가나의 득점을 막은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 연합뉴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나쁜 손'으로 가나의 득점을 막은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 연합뉴스

가나의 이런 목표의식에는 두 팀의 악연이 작용했다. 가나와 우루과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에서 맞붙었다. 양팀의 1-1 연장전에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가나의 도미니카 이디아가 날린 헤딩슛을 손으로 쳐냈다. 가나에 페널티킥이 주어졌지만 아사모아 기안이 실축했고, 결국 가나는 승부차기에서 지면서 탈락했다.

이처럼 수아레스의 '신의 손' 사건으로 12년 전 가나 축구 대표팀은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데 실패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린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의 첫 4강 진출이 우루과이의 반칙으로 좌절됐다는 생각에 가나의 복수심은 불타올랐다.

이에 따라, 가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같은 조에 편성된 뒤 복수를 다짐했다.

경기를 앞두고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우루과이에 복수할 날을 12년 동안 기다려왔다. 이번엔 '수아레스의 나쁜 손'으로도 가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막판 우루과이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가나는 철통수비를 펼쳤다. 로런스 아티지기 가나 골키퍼는 골킥에서 시간을 끌었고,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종료 1분 전 선수를 교체하며 힘을 보탰다. 결국 경기는 0대2로 가나가 패배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2년전 사건의 주인공인 수아레스는 벤치에 앉아 펑펑 눈물을 흘렸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번 대회가 수아레스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가나 국민들은 수아레스의 마지막이 불행으로 끝난 것을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우루과이가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연합뉴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우루과이가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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