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문화유산 된 '평양냉면'… 北 "김정은이 조리법 가르쳤다"

뉴스1

입력 2022.12.05 05:45

수정 2022.12.05 07:15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나온 평양 옥류관의 쟁반국수와 냉면.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나온 평양 옥류관의 쟁반국수와 냉면.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의 '평양냉면 풍습'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양냉면은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음식이지만,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는 과도한 의미 부여와 함께 주민들에 대한 일종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자 5면에서 "'평양랭면(냉면) 풍습'이 인류의 대표적인 비물질 문화유산(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에서 결정된 사항을 뒤늦게나마 신문 지면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알린 것이다.

노동신문은 "우리 민족 고유의 평양냉면 풍습이 인류의 대표적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됨으로써 날로 빛나게 계승 발전되는 조선민족의 유구한 역사·전통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평양 일대에서 유래한 냉면을 뜻하는 '평양냉면'은 북한을 대표하는 전통음식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도 다수의 평양냉면 전문점이 있지만, 외국에서도 '평양냉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첫 정상회담 당시 만찬 메뉴로 등장하면서였다.

게다가 북한이 자랑하는 '민족 음식' 평양냉면은 '최고 지도자 덕분에 주민들이 이런 음식을 즐길 수 있다'고 선전하는 데도 종종 사용되곤 한다.

일례로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19일 "하나의 민족음식에도 우리의 우수한 민족전통을 귀중히 여기며 그것을 계승 발전시켜가기 위해 언제나 마음 쓰는 김정은 동지의 다심한 사랑과 은정의 세계가 뜨겁게 어려 있다"며 '평양냉면에 깃든 숭고한 인민사랑'이란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해당 기사엔 "(김 총비서의) 다심한 사랑은 감칠맛이 나고 시원하며 향기로운 것으로 유명한 평양냉면의 육수와 국수발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깃들어 있다"거나 "(김 총비서가) 언젠가 국수발 굵기와 반죽을 비롯해 조리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 줬고, 또 언젠가는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과 전통이 살아나게 국수를 잘 만들어 우리 인민들에게 봉사할 데 대하여 거듭 당부했다"는 등의 주장도 실렸다.

북한은 체제 특성상 주민들에게 항상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요구한다. 평양냉면 1그릇에도 김 총비서의 '다심한 손길' '은혜로운 손길'이 담겨 있다고 선전함으로써 사실상 주민들에 대한 통치수단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송주은 경동대 교수도 올 8월 펴낸 '북한 평양냉면에 내재한 정치성과 민족문화유산으로서 현재와 미래' 논문을 통해 "(북한의) 평양냉면이 갖는 남쪽과의 차별적 특징은 통치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은 수령들인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의해 발전하고 만개해 평양냉면의 신세기가 열렸다거나 그들에 의해 '인민이 평양냉면이란 또 하나의 축복을 누리고 있다고 선전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평양냉면 풍습이 이번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새로 등재되면서 기존의 △아리랑(2014년) △김치 담그기 전통(2015년) △씨름(2018년·남북한 공동 등재)을 포함해 총 4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 가운데 '아리랑'과 '김장'에 대해선 우리 정부도 2012년과 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