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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맹활약에 소환된 故 유상철 소원 "강인이 경기 한번 보고 싶다"[2022 카타르]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5 07:14

수정 2022.12.05 16:42

(왼) 故 유상철 감독. 사진=뉴스1, (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왼) 故 유상철 감독. 사진=뉴스1, (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막내형' 이강인(레알 마요르카)의 월드컵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축구 팬들이 故 유상철 감독을 떠올리고 있다.

앞서 이강인은 지난 2007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국민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당시 코치로 활약했던 가수 이정은 16강 진출이 확정됐던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강인아, 코치님(이정)이랑 감독님(유상철)은 너 아기 때 (나중에 네가) 월드컵 나오면 일낼 거라고 단둘이 얘기했었어"라며 "상철이형 보고 계시죠?"라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이강인의 '좋아요'가 담겼다.

'날아라 슛돌이 시즌3'가 방영됐던 2007년 이강인은 한국 나이 7살(만 6세)로 유상철 감독과 연을 맺었다.

이때 유 감독은 이강인의 재능을 알아봐 애정을 품었으며, 훗날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으로 유학을 떠난 일화는 유명하다.


날아라 슛돌이 시절 유상철 감독과 이강인의 모습. 사진=뉴스1(KBS N 화면 캡처)
날아라 슛돌이 시절 유상철 감독과 이강인의 모습. 사진=뉴스1(KBS N 화면 캡처)

유 감독은 한국이 첫 4강에 올랐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다. 선수를 은퇴한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유 감독은 2020년 12월 췌장암 투병 중임에도 환우와 축구팬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기 위해 췌장암 투병이 담긴 유튜브 콘텐츠 '유비컨티뉴'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 유비컨티뉴' 3~4화에서 유 감독과 이강인의 만남이 최근 재조명됐다.

당시 영상 초반에서 제작진은 유 감독에게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고, 유 감독은 "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싶다. 강인이가 어떻게 훈련받는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진 장면에서 유 감독은 이강인과 만났고, "선생님이 몸이 안 아팠으면 정말 스페인에 가려고 했다. 경기도 보고 훈련도 보고 너 사는 것도 보고 싶었다"는 말이 전해졌다.

이에 이강인은 "오시면 된다. 건강해지셔서 오면 좋다. 스페인이 될지, 다른 곳이 될지 모르지만"이라고 했고, 유 감독은 "대표팀 경기일 수도 있고, 다른 리그 경기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치료 잘해서 경기를 보러 갈게"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은 "선생님이 또 대표팀 감독해서 만날 수도 있지"라고 얘기했다. 이강인은 "그럼 진짜 좋을 것 같다.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 한다"고 화답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스리랑카의 경기에서 고(故)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전 감독을 추모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스리랑카의 경기에서 고(故)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전 감독을 추모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유 감독은 지난해 6월 이강인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강인은 SNS를 통해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 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그를 추모했다.

이강인은 이어진 글에서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자신의 다짐을 밝혔다.

현재 이강인과 한국 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꼬꼬마 축구선수에서 이제는 한국 축구의 핵심이 된 이강인은 세계 최강 국가와의 만남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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