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 제공 의무제' 일몰제 없애고 상시화 추진
[파이낸셜뉴스] 알뜰폰 요금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도매가로 싸게 제공하는 의무가 한시 조항이었지만, 영구화하도록 정부가 적극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저렴한 통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과기부, 알뜰폰 활성화 위해 '도매 제공 의무제' 상시화 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 제공 의무제'의 일몰제 폐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도매 제공 의무제는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업체에 음성·문자·데이터 서비스를 소매 대비 60∼63% 수준으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과기정통부 핵심 관계자는 알뜰폰과 관련해 “활성화될 수 있다면 좋은 경쟁 촉진 수단이 된다"며 "국회에서 일몰제를 폐지하고 도매대가를 계속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법안이 나와 있는데 과기정통부로서는 찬성"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속해서 도매대가로 받는 편이 알뜰폰 활성화에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신망 도매제공의무 기간은 3년 주기 일몰제로 지난 9월 22일 만료됐지만 정부의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안' 발표로 일단 연장된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도 도매 제공 의무의 일몰제를 폐지하고 상시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소비자 "통신비 부담 덜어" vs 통신업계 "알뜰폰 더 이상 후발주자 아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더 싸게 알뜰폰 요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도매가가 낮아지면 소비자가 쓰는 알뜰폰 요금제도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27)씨는 “타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바꾼 후 같은 무제한 요금제인데도 5만~6만원이나 적게 낸다"며 "현재도 알뜰폰이 저렴한 수준인데 앞으로 더 낮아지면 통신3사도 가격인하를 고려하고 통신비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강모(32)씨도 "월 고정비를 아끼기 위해 알뜰폰으로 갈아탄 후 절반 가량 요금을 아꼈다"며 "더 싸지면 부담됐던 통신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알뜰폰 가입자가 이제 더 이상 법으로 도매대가를 정해 보호해야 하는 후발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가입자가 천 만명을 넘어섰고 시장 점유율도 계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알뜰폰 사업자들이 후발주자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도 "알뜰폰이 탄생할 때 망 투자를 하지 않고 망을 빌려 쓰는 대신 다양하고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됐는데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려 하고 경쟁력을 통신사 도매대가에만 의지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는 1226만 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SK텔레콤과 정부는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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