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G7·EU 對러시아 원유 제재 시작... 시장 불확실해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6 14:37

수정 2022.12.06 15:00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석유개발 야마슈네프트가 알메트예프스키 보리스키노 마을의 야마신스코베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타스연합뉴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석유개발 야마슈네프트가 알메트예프스키 보리스키노 마을의 야마신스코베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타스연합뉴스
서방국가들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확실한 시기에 들어갔다.

AP통신은 이날 주요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원유를 판매할 수 있는 가격을 최저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EU 회원국들이 해상을 통한 원유 수입을 중단함으로써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를 견디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추가 타격을 입히는 것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미국과 EU, 기타 우방국들은 러시아의 은행과 금융거래, 기술제품 수입, 정부 인물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반면 러시아 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인 석유와 가스는 직접 제재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크게 의존해오다가 EU는 석탄 수입을, 미국과 영국은 제한적이었던 원유 수입을 중단해왔지만 러시아 경제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서방국들은 이번 조치와 상관없이 원유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이미 선적이 시작돼 운송 중인 원유는 내년 1월 19일까지 행선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유예기간도 줬다. 이번 제재로 주로 영국이나 EU 국가에 위치한 해상보험업체나 선주들은 배럴당 60달러 또는 이하에 구매하지 않은 경우 유조선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비서방 국가로 수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부터 시작된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 원유 생산량 2위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유럽으로 보내던 원유를 더 할인된 가격에 중국과 인도, 터키에 판매해왔다. 상한 가격으로 정해진 배럴당 60달러가 현재 러시아산 원유 시세와 비슷한 점도 효과를 떨어뜨리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때문이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격 상한을 러시아의 원유 생산비에 가까운 배럴당 30달러대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AP는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면 러시아 정부가 재정 예산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전쟁 비용뿐만 아니라 자국의 주요 산업과 사회 사업에 필요한 재원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기업 매크로 어드바이저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러시아 경제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위퍼는 현재 가격 수준으로는 달라질 것이 없으며 문제는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규모를 판매할 수 있냐로 “여기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구매 의사와 여기에 필요한 러시아의 수송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AP는 러시아가 가격 상한을 지키는 국가에는 원유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국가들은 상한 가격을 배럴당 60달러에서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러시아산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휘발유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입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빠르고 꾸준히 계속해서 상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핀란드 소재 에너지 및 청정공기 연구센터 애널리스트 로리 밀리브라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급등한 유가로 특수를 누릴 수 있었으나 가격상한제가 잘 지켜진다면 이것으로 전쟁 비용을 제공하고 있는 화석연료 수출에 다른 금전적 수입을 개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방국의 추가 제재에 러시아 크렘린궁 드리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연방은 특별 군사작전에 필요한 것을 충족할 능력이 있다며 이번 같은 제재 조치로 인한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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