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빠도 나도 삼성인!"...대기업 자사고 新명문 부상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1 17:01

수정 2022.12.11 17:01

포스코·현대重 재단 고교서 수능 만점자 배출
정권 교체로 '대기업 재단' 자사고 인기 예상
1인당 교육비 투자액·입시실적 '압도적'
'직원 복리후생'·지역발전 긍정적 역할

국내 대기업 재단 자율형사립고 현황
(*정원 내 기준)
고교명 개교년도 모기업 정원 임직원 특별전형
북일고 1975 한화 360명 X
포항제철고 1981 포스코 300명 O(124명·40%)
현대청운고 1981 현대중공업 180명 X(2017년 폐지)
광양제철고 1986 포스코 240명 O(107명·40%)
충남삼성고 2014 삼성디스플레이 360명 O(252명·70%)
인천포스코고 2015 포스코 240명 O(96명·40%)
(각 학교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재학생 만점자 두 명이 모두 대기업 재단이 세운 전국 선발 자율형사립고에서 배출되면서 관련 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들의 자녀교육 문제 해소 차원에서 설립된 자사고들은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을 바탕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입시 명문고 반열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11일 재계와 입시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재단이 설립한 자사고로 △북일고(충남 천안·한화) △포항제철고(경북 포항·포스코) △현대청운고(울산·현대중공업) △광양제철고(전남 광양·포스코) △충남삼성고(충남 아산·삼성디스플레이) △인천포스코고(인천·포스코)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전국 및 광역단위 모집 자사고의 원서접수가 진행 중이다. 입시계에서는 앞서 모집을 끝낸 서울 지역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입학 경쟁률이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하면서 대기업 재단 자사고 경쟁률도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근 이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정시 확대 기조가 강해지면서 이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자사고에 지원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2023 수능 만점자 3명 가운데 2명이 대기업 재단 자사고 출신이고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아낌없는 투자를 한 결과 진학결과도 우수해 학부모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올해 전국 고교별 서울대 입시 합격자(전체전형 최종등록자 기준) 순위에 따르면 한화의 지원을 받는 북일고는 21명을 진학시켜 25위를 기록했다. 이어 △충남삼성고(14명·43위) △포항제철고(13명·48위) △인천포스코고(10명·63위) 등이 뒤따랐다.

학생 1인당 교육비 투자액 기준 △현대청운고(1918만원) △충남삼성고(1770만원) △북일고(1761만원) △광양제철고(1433만원) △포항제철고(1202만원) △인천포스코고(1048만원) 순이었다. 10개 전국단위 자사고의 평균(551만원)을 두 배 넘게 뛰어넘었다. 특히 북일고는 지난해 한해 총 5억1919만9230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임 대표는 "정권이 교체된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오는 2025년 자사고·외고 등을 일괄 폐지하기로 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같은 정책을 백지화 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학교 폐지에 따른 위험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재단이 자사고를 설립하는 이유로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지역 내 이미지 제고가 꼽힌다.

대기업 재단 자사고 중 임직원 특별전형이 있는 자사고는 포항제철고·광양제철고·인천포스코고(포스코)와 충남삼성고(삼성디스플레이 등 4개사) 등 4개교이다. 현대청운고는 2017년부터 현대중공업 임직원 자녀 전형을 폐지했다.

이들은 모기업에서 운영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정원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자녀에게 배정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기업체가 설립한 학교는 복지 증진을 위해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을 종업원 자녀로 선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학생 선발 과정에서 자사직원 자녀를 일정 비율 뽑는 것은 지방사업장으로 발령받은 직원 이탈을 막는 당근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자녀 전형이 있는 삼성과 포스코 모두 "자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생활 안정"을 설립 이유로 꼽은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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