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가 독주하는 수소차…포기 안한 日·야심 키우는 中·BMW도 시동

뉴스1

입력 2022.12.11 06:26

수정 2022.12.11 06:26

서울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직원이 수소차 충전을 하고 있다. 2021.10.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직원이 수소차 충전을 하고 있다. 2021.10.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현대자동차가 독주하던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수소차를 단종했던 혼다는 최근 새로운 형태의 수소차를 미국에서 생산한다고 밝혔고, 중국도 수소차 시장을 두고 야심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독일의 BMW 역시 시험 생산에 돌입하면서 시장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수소차 시장에선 현대차가 과반을 점유하며 독주하는 상황이다. SNE리서치가 지난 5일 발표한 올해 1~10월 전세계 수소차 판매대수는 1만6195대로 이중 현대차 넥쏘 판매량은 9591대, 시장 점유율은 59.2%다. 2순위는 도요타 미라이(2897대)로 점유율은 17.9%다.



수소차 시장은 규모 자체가 아직 적고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배터리 무게, 충전 등의 한계로 대형화·장거리화가 어려운 전기차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혼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매리스빌에 있는 PMC(Performance Manufacturing Center)에서 최근 출시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CR-V를 기반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수소차 클래리티를 생산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수소차 개발에 뛰어든 업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클래리티를 단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수소차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수소차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음을 보인 것이다.

새롭게 개발하는 수소차는 수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배터리에 직접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유사한 방식이다.

중국 업체들도 수소차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을 통해 수소 산업 육성을 공식화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상하이자동차 하위브랜드 맥서스의 수소차 유니크 7(EUNIQ 7)은 올해 누적 판매량이 198대로 아직 미미하지만 거대한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의 밀어주기라면 언제든 급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의 강력한 정책 추진력은 단기간에 중국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만든 만큼, 중국 정부의 수소 산업 의지에 따라 매섭게 추격할 것"이라고 봤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도 수소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뮌헨 모터쇼에서 수소차 콘셉트카 iX5를 공개했던 BMW는 최근 iX5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 5일 미국 매체 시넷에 따르면 BMW는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수소차 iX5를 내년초 일부 지역에 출시해 테스트를 거친 후 2025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지난 10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이후 새로운 트렌드는 수소가 될 것"이라며 "확장성이 더 높아지만 수소차는 운전하기에 가장 힙(hip)한 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도 독일 에너지 기업 크라프트베르크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독일에서 특허를 출원하며 수소차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폭스바겐은 2026년 수소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28년까지 유럽 주요 간선도로 100㎞마다 수소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해 이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저온 주행거리, 배터리 무게 등 단점이 수소차에는 덜하다. 대신 인프라 구축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활용 측면에서 수소는 중요한 대안이다. 이제는 (업체들도) 어느 정도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는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차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차도 선두 흐름을 놓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 독일·스위스 등 유럽에 공급 중인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중국 수소차 시장 확대를 대비해 중국 북쪽 지방 저온 내구성을 높인 중국형 넥쏘의 라이선스를 지난해 취득하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 수소산업전시회에서 차기 넥쏘 모델에 대해 "성능과 내구성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 목표를 더 높였다.
다른 업체보다 양산을 먼저 시작한 만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