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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금융권 자동차 대출이 8%대...예약도 줄줄이 취소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1 14:22

수정 2022.12.11 14:22

고금리 여파로 자동차 시장 급랭
은행권 자동차 대출 실적 하락세
연초 5%대였던 금리 상단 8~9%로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제공]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제공]


KB국민·신한·하나은행 자동차 대출 잔액
(억원)
2022.01 2022.02 2022.03 2022.04 2022.05 2022.06 2022.07 2022.08 2022.09 2022.1 2022.11
43338 49195 41923 41367 40729 39988 39165 38279 37407 36497 35672
(각사)


[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 국산 준대형 세단을 계약했던 A씨는 대리점에서 이달 중에 차량이 출고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계약 당시 대기 번호가 180번대로 올해는 물론 내년 상반기에도 차를 받아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지금 대기번호가 30번대로 6개월도 안돼 빠른 속도로 줄어든 것이다. 예상보다 일찍 원하던 차를 탈 수 있다니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들 계약을 취소하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를 끌어안고 신차를 사는 게 맞는 건지 고민도 깊어진다.

높아진 금리에 자동차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목돈이 한 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 대출을 끼고 차를 사고는 하는데 그 이자 부담이 상당해졌기 때문이다.
연초 5%대이던 1금융권 자동차 대출 최고 금리가 최근 8%를 넘어 9%대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자동차 대출 잔액은 3조5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4조9195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찍고 9달 동안 꾸준히 줄었다. 지난 2월 대비 3월 7272억원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그 이후로 매달 수백억원씩 감소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구매를 위해 대기번호 수백번대의 긴 줄을 서야만 했던 얼마 전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영향으로 최소 1년은 기다려야 계약한 차를 받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 등으로 취소차가 많아지면서 국산차 대기 기간은 최근 한달 새 최대 5개월까지도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출고가 지연됐고, 이에 더해 금리도 인상되면서 (자동차 대출)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1금융권 자동차 대출은 카드사·캐피탈·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비해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고 신용 점수 하락 폭이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같은 담보대출이기는 하지만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는 금리가 비싸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자동차 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5.87~8.53% 수준이다. 연초에는 3%대 중반에서 최대 5%대 중반 수준이었다. 이 상품의 금리는 고정형의 경우 금융채 금리에, 변동형의 경우 코픽스에 연동돼 움직인다.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융채 6개월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4.499%였다. 최근 채권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소폭 내렸지만 연초 1.5%대였던 것에 비해서는 3배가량 높아졌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지난 10월 3.98%로 지난 1월 1.69%에 비해 2배 넘게 올랐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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