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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마저 청약 참패…"내년 더 춥다…분양 새판짠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2 05:00

수정 2022.12.12 13:00

[파이낸셜뉴스] #. “내년 분양 시장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둔촌주공과 장위 자이의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건설사별로 분양 전략을 새로 수립하기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11일 국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각 건설사들마다 분양시장을 분석, 전망하는 부서가 있는데 최근 두 곳의 부진한 청약 성적과 미분양 증가 등의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분양 전략을 수정하기 바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10만개 이상의 청약통장이 나올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기대 이하의 초라한 청약 성적표를 거두며 당장 내년도 분양시장에 미칠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 계약 취소 등 미분양 늘 것"

실제 당분간 미분양 물량은 급증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달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35.8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수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라는 의미다.

미분양 물량 전망은 올해 10월 122.7에서 11월 131.4, 이달 135.8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 7217가구이다. 지난 9월 말 4만1604가구 대비 13.5%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미분양 증가세가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지혜 연구원은 "앞으로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심상치 않아" 건설사들 전략수정 돌입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가와 동일한 매매가인 ‘무피’와 분양가보다도 저렴한 ‘마피’ 매물이 쏟아지면서 분양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분위기다.

분양 매수를 고민하고 있는 경기도에 거주중인 A씨는 "현재 분위기면 신규 분양보다 조금 기다려서원 무피 혹은 마피까지 떨어지는 분양권을 선별해 매수하는 것이 더 낫다"며 "그렇게 되면 원하는 동호수도 고를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할 기회도 얻을 수 있어서 되려 청약을 넣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의정부역의 경우 최근 '무피' 매물이 나왔다. 전용 84㎡ 힐스테이트의정부역의 분양가는 5억5800만원으로 한때 3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가 되던 곳이다. 인천광역시 로얄파크씨티푸르지오는 전용 59㎡, 84㎡, 92㎡ 등 대부분의 타입에서 분양가 그대로의 매물들이 나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래 절벽으로 시세메리트가 줄어든 경기도 일산에선 분양가에 가까운 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보통 5~6만 가구를 넘어서면 분양 시장 침체기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보고 전략 수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이유로 분양가를 낮추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가격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분양가 가격 조정에 들어간 상황으로 보고 향후 규제 완화와 금리 안정화 등의 상황에 맞물리면서 분양시장 수요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워윈은 "분양가가 자체적으로 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분양시장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될 것"이라며 "오히려 미분양도 일부 발생하면서 시장수요에 맞춰 분양가가 조정되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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