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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금양 “부산, 2차전지·수소산업 메카로 만들것” [부산, 미래차·선박 성장동력 확보]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1 18:49

수정 2022.12.11 18:49

전기차 동력 2170 배터리 개발
사상에 200만셀 라인 연말 완공
기장산단 17만㎡ 넘는 부지 매입
5억셀 규모 양산시설 기반 마련
부경대와 협력 전문인력 양성
청년 우수인재 지역 정착 도와
내년 수소기술 퀀텀센터 오픈
수소추진연안선박 허브 발돋움
내년 3월 부산 감전동 금양 본사 부지 내에 완공될 예정인 '수소기술 퀀텀센터' 조감도 금양 제공
내년 3월 부산 감전동 금양 본사 부지 내에 완공될 예정인 '수소기술 퀀텀센터' 조감도 금양 제공
류광지 금양 회장(왼쪽)과 장영수 부경대 총장이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류광지 금양 회장(왼쪽)과 장영수 부경대 총장이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양이 2023년 4·4분기 개발 완료 예정인 수소 페리선과 수소 요트 모형
금양이 2023년 4·4분기 개발 완료 예정인 수소 페리선과 수소 요트 모형
향토기업 금양(회장 류광지)이 부산을 이차전지와 수소산업 메카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금양은 '2170 원통형 배터리'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에 필요한 토지매입확약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최근 공시했다.

11일 금양에 따르면 이 부지는 부산 기장부산일반산업 단지 내 약 17만7374㎡로 '2170 원통형 배터리' 기준 약 5억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추후 배후부지를 개발할 경우 10억셀 규모의 생산시설 확충이 가능한 위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원래 이 부지는 대우버스 공장이 들어오기로 예정된 곳이었으나 결국 무산돼 부산시민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자동차산업보다 더 미래지향적이고 유망한 이차전지 산업 시설이 들어오게 됐으니 부산시 발전에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부지 매입확약을 통해 금양의 이차전지 사업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부산시 입장에서도 이차전지 산업 메카를 향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3번째로 '2170 원통형 배터리' 개발 성공

금양은 지난 6월 23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국내 3번째로 '217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테슬라 전기차에도 사용 중인 '2170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 외에도 전동스쿠터,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 주로 공사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전동공구, 무선 청소기 등 각종 전자제품 등 여러 분야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특징이 있다.

금양은 올해 말까지 부산 사상동 본사 부지 내에 200만셀 라인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후 2024년께 기장산업단지내 1억셀 이상 공장 건설을 완료해 부산시가 이차전지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우선 퍼스널 모빌리티와 전동공구용을 시작으로 추후 전기차까지 적용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K-배터리가 세계를 제패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SNE 리서치에 의하면 현재 배터리 폼 팩터(형태) 중 전기차 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 중인 것은 55% 비중의 각형이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각형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파우치형과 원통형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 배터리 업계에는 큰 호재이고, 경쟁국 중국에는 큰 악재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의 선두 배터리 업체 CATL과 BYD는 각형이 주력이고, 파우치형이나 원통형 신규 기술개발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파우치형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수많은 특허 등으로 지식재산권(IP) 장벽을 촘촘하게 쳐 놓아 개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원통형의 경우 특히 CATL이 BMW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술개발에 나섰으나 기초기술 부족, 관련 장비 부재 등으로 난관에 부딪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파우치형은 LG와 SK가, 원통형은 LG와 삼성, 금양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기술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부경대와 협력해 이차전지 전문인력 양성도

청년들이 부산에 뿌리 내려서 우리 부산이 젊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부산에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부산에 68년간 자리해 온 금양이 지금 그 역할을 자청했다.

금양 입장에서도 대규모 이차전지 공장 운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한 바 이런 차원에서 금양과 향토 국립대학 부경대와의 산학협력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국립 부경대학교는 ㈜금양의 발전기금 10억원 전달식을 가졌다. 금양 류 회장은 장영수 부경대 총장에게 2억원을 전달한 데 이어 매년 2억원씩 5년간 부경대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부산 수소산업 중심이 될 '수소기술 퀀텀센터'

내년 3월이면 금양 사상공단 본사 부지 내에 부산 수소산업의 중심이 될 '수소기술 퀀텀센터'도 완공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1만3200㎡ 규모의 수소기술 퀀텀센터에는 30여개 수소전문기업과 학계, 연구기관들이 입주해 수소산업 가운데서도 수소추진 연안선박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산업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는 이차전지에 비해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관련기술이 집약돼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하나의 기업이 모두 담당하기는 역부족이고 다양한 기업과 학계, 연구기관의 통합적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기술 퀀텀센터'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부산시에 위치한 기관, 기업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 분포한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을 적극 유치해 좋은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상호협력해 수소기술 중심으로 우뚝 서려고 하는 것이 수소기술 퀀텀센터의 설립 취지다.

금양은 '협력성장 어벤저스'를 구성해 수소관련 다양한 기술이 부산시를 중심으로 총집결, 글로벌 선두의 기술 성과를 이뤄내고자 한다.

■2023년 4분기 독자개발 해양전용 스택 탑재 수소선박 운항 목표

해양을 항해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수소연료전지는 현대차 넥소 등에 사용되는 육상용 수소연료전지와는 그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 해양 운항 때 염분이 수소연료전지를 빠르게 부식시켜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기술적 난점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금양은 티타늄을 활용한 해양전용 스택을 개발,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금양의 자회사 ㈜금양 이노베이션이 담당하고 있는 이 사업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협력하에 국내 기술 최초로 해양전용 스택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023년 4·4분기에는 독자 스택이 탑재된 수소추진 선박의 실증운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양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2023년 4·4분기엔 국내 최초로 100% 국내 기술로 개발을 완료한 해양전용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수소페리와 수소요트가 부산 앞바다를 항행하게 된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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