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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의 미덕, '한산'보다 대중적이고 '아타바2'보다 짧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2 11:01

수정 2022.12.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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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영화 '영웅' 보도스틸(CJ 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우리가 반드시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영웅’ OST 중)

국민 뮤지컬이 국민 영화에 도전한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뮤지컬영화 ‘영웅’은 ‘해운대’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21일 9번째 시즌 서울 공연을 앞둔 동명의 원작 뮤지컬은 안중근 의사(1879-1910) 거사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에 초연된 스테디셀러 공연이다.

영화 ‘영웅’은 ‘쌍천만 감독’ 윤제균의 대중적 감각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한국과 라트비아를 오간 이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눈 덮인 러시아의 광활한 들판에서 동지들과 단지동맹을 맺는 장면에서 시작해 피토하듯 “장부의 큰 뜻”을 외치는 순간에 이르나 그 여정은 그리 무겁지 않다.

윤 감독은 안중근 의사가 존재 자체로 관객의 애국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신파는 절제하고, 곳곳에 독립 운동가들의 인간적 면모와 평범한 일상을 채웠다.
이 때문에 영화는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명성왕후 시해를 목도한 궁녀 설희가 이토 히로부미의 게이샤로 거듭나 정보원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또 일본군에 처참히 패한 회령 영산 전투신은 스펙터클을 연출하고, 이국땅 좁은 골목에서 일본 순사에게 쫒기는 안중근 일행의 모습은 마치 고전영화의 활극처럼 경쾌하다.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부르는 '그날을 기억하며'는 영화 '레미제라블’속 '인민의 노래'를 연상시키며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렇듯 굳건한 독립의 의지, 시대의 아픔과 슬픔, 분노 등의 격한 감정은 뮤지컬 팬들에겐 익숙한 노래의 선율에 실어 스크린을 때로는 절절하고, 때로는 비장하게 물들인다.

무엇보다 영화의 70%가 현장 라이브 가창 버전으로 담겨, 배우들의 숨소리와 떨림, 눈물까지 생생히 전달된다. 특히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한 나문희가 읊조리듯 노래하는 장면에선 눈물을 감추기 힘들다.

조마리아 여사는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조소거리가 된다’며 ‘죽는 것이 영광’이라며 애끓는 모성애를 누르고 의연히 편지를 쓴다.


윤제균 감독은 언론시사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시장'이 아버지의 영화라면 이 영화는 어머니의 영화"라며 "영화에서 단 한 장면을 꼽으라면 나문희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부르셨던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를 꼽겠다"고 말했다.

‘영웅’은 '아바타:물의 길'과 함께 올 겨울 극장가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한산:용의 출현’에 비해 드라마가 복잡하지 않고 ‘아바타2’보다 러닝타임이 짧아 초등학생도 충분히 볼만하다는 게 이 영화의 강점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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