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2022 대장주' 배터리株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4 07:00

수정 2022.12.14 06:59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출고를 앞두고 있다. 뉴스1 제공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출고를 앞두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실질적 대장주 역할을 해온 2차전지 관련주들이 연말을 앞두고 상승세를 멈췄다. 글로벌 전기차업종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외부 변수가 등장하면서 이달 들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배터리 대장주 이달 15%↓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1.10% 하락한 49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62만4000원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 15.41%가 빠져 50만원선마저 무너졌다.


국내 배터리업계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SDI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초 76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지금은 64만3000원까지 내려왔다.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 최대 규모 양극재 생산공장 건설을 발표한 LG화학도 이달 들어 74만원에서 62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배터리업체들의 주가는 글로벌 긴축 국면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흐름에 위기가 찾아왔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공장의 생산량을 최대 20%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어 상하이공장 직원들의 교대근무 시간이 하루 2시간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3·4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재고가 쌓였던 테슬라는 이달에도 신차 구매 고객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판매되는 유럽에서는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를 촉진시키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IRA의 시행 시기를 늦추는 개정안이 연내 통과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차전지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외인 매수"vs"내년 초까지 부진"
증권업계도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론자들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2차전지주를 저가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달 들어 12일까지 외국인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SDI로 15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6위에 이름을 올렸다.

IRA가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법안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급 부담 이슈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IRA에 대한 수혜 역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4·4분기 실적을 확인하는 내년 2월 중순까지 배터리업종의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4·4분기에는 판매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 비중이 큰 국내 배터리기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수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전기차 시장은 탄산리튬과 리튬이온배터리 팩 가격의 하락으로 연내 가격 인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높은 배터리 가격으로 판가 인상을 단행해왔던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망됨에 따라 내년에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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