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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맞춤형 방사선치료 '이토스' 박영희 교수 "치료 정확도 높여"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5 14:11

수정 2022.12.15 14:11

치료 계획 짜도 장기 움직임에 조금씩 달라져
AI가 주변 장기의 변화 확인, 환자맞춤형 치료
이토스, 일반 방사선 치료보다 치료 시간 길어
별도 수가 없어, 수익보다 환자 만족도 고려해
박영희 이대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이토스 장비 앞에서 장비의 작동 방식과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의료원 제공.
박영희 이대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이토스 장비 앞에서 장비의 작동 방식과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반 방사선 치료기기 '이토스'의 도입으로 치료옵션이 더 확대됐다."
박영희 이대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사진)는 1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토스를 이용한 방사선 종양 치료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선 치료에서는 방사선이 들어가야 하는 자리에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방광이나 전립선, 직장 등은 대변 및 소변의 이동, 심지어 항문에 힘이 들어가는지에 따라 위치와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다"면서 "이토스의 AI 기능을 활용하면 환자 내부장기의 변화를 치료 계획에 반영, 보다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첫 이토스 도입, 환자맞춤형 방사선 치료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7월 인공지능(AI) 기반 방사선 치료기기 '이토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문제점은 방사선 치료 당일 환자의 장기가 움직이고 변형되기 때문에 최초 계획 당시와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토스는 매일 환자의 콘빔CT 영상으로 종양과 주변 장기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환자 맞춤형으로 방사선을 정확하게 조사(照射)할 수 있도록 도와줘 정상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토스의 AI 기술 수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실제로 활용해 본 결과 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토스를 이용한 방식은 필요에 따라 치료계획을 변경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20~40분 정도 소요 시간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를 맞춤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은 부위에 따라 다른데 방광이나 대장, 직장 같은 경우 방사선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갈 경우 궤양 및 출혈이 생기거나 심할 경우 천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내부장기에 상처가 나면 환부가 쉽게 아물지 않아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골반 안쪽 장기에 치료 강점 높아
의료 행위에 따른 수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이 적용된 이토스를 이용하든, 기존의 일반 방사선 치료를 하든 치료비는 동일하다.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만 있었다면 수십억원의 고가 장비인 이토스는 도입될 수 없었다.

박 교수도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 대비 치료시간이 길고 별도 수가가 없어 금전적 문제를 고려했다면 도입하기 어려운 장비였고 의사들 입장에서도 치료계획을 매번 변경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병원도 돈보다는 환자의 만족도를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이토스가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토스가 좋은 장비지만 기존 치료장비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 방식도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면서 "현재 이대서울병원은 기존 치료장비와 이토스간 장점들을 극대화해 환자에게 최선의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토스가 나왔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모두 대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토스의 사용이 더 권장될 만한 환자의 경우 이토스로 치료를 받고 그렇지 않다면 기존 방식으로 치료를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내부장기의 움직임 및 변형이 많은 방광, 전립선, 직장, 항문 등 장기에 생긴 종양은 이토스로 치료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권고를 하고 있다"면서 "장기의 변형이 적은 곳에서는 기존 방식대로 하더라도 큰 부작용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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