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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돌풍의 팀 모로코, 선수단도 팬들도 '연합 팀'

뉴스1

입력 2022.12.13 15:53

수정 2022.12.13 15:5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른 '돌풍의 팀' 모로코는 선수단 구성도, 지지하는 팬들도 모두 '연합된 팀'이다.

모로코는 1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강 프랑스전을 치른다.

모로코는 개막 전까지만 해도 주목을 받지 못하던 팀이었지만, 지금은 이번 대회 최고의 돌풍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와 0-0으로 비기고 벨기에를 2-0으로 꺾은 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달아 탈락시키며 승승장구, 당당히 결승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모로코 돌풍의 비결 중 하나는 연합이다.



모로코는 26명 엔트리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모로코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들로 꾸러졌다. 이는 출전 32개 국 중 최다다. 4강 상대 팀인 프랑스를 포함해 네덜란드, 스페인, 벨기에, 이탈리아 등 출신도 다양하다.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 가나가 그랬던 것처럼, 모로코 역시 모로코와 유럽의 이중국적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불러들여 전력을 강화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진짜 야신'이라 불릴 만큼 많은 선방을 하고 있는 골키퍼 야신 부누는 캐나다, 로망 사이스는 프랑스, 아치라프 하키미는 스페인 이중 국적이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나라에서 성장했지만, 무슬림이라는 종교가 같았기 때문에 한 팀으로 끈끈히 뭉칠 수 있었다.

아울러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이 선수단 가족을 숙소 근처에 두고 늘 함께할 수 있도록 해, 모두가 어우러져 연대감을 갖도록 했다.

팬도 연합돼 이번 월드컵에서 모로코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엔 늘 '붉은 물결'이 가득하다.

지리적으로 카타르와 멀지 않은 모로코에서 열정 가득한 팬들이 수천 명씩 몰려오기도 했지만 모로코 외에도 알제리, 튀니지, 이집트 등 다른 아프리카의 팬들도 한마음으로 모로코의 돌풍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트위터에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라는 글을 남겼고, 아프리카연합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역사적이고 환상적"이라며 모로코의 성공을 기원했다.

아울러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하지만 아랍권 국가다. 이에 개최국 카타르를 포함한 바레인, 이라크, 오만, 팔레스타인 등 중동 국가들도 모로코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덕분에 모로코를 지지하는 아랍권 연합 팬들이 수크 와키프를 비롯한 카타르 주요 관광지에서 대거 단체 응원을 벌이고 있으며, 모로코와 북아프리카 전역에서도 월드컵 열풍이 일고 있다.

튀니지 국적의 팬 살렘 프라즈는 '뉴스1'에 "모로코와 튀니지는 서로 맞대결을 할 때는 라이벌 의식이 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서로를 응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
모로코가 북아프리카의 강한 힘을 보여주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팬 모하마드 세이카 역시 "아랍권 국가가 처음으로 4강에 올라 행복하다.
모로코는 아랍권 팀도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