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500광년 너머 우주에 생명체가 있을까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3 17:30

수정 2022.12.13 17:30

천문학자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생명 기원 되는 물질 관측
'루퍼스 I' 성간구름에서 태어나고 있는 태아별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의해 다양한 얼음형태의 유기분자 흡수선이 관측됐다. 이미지의 가운데 파란색 동그라미가 태아별 'IRAS15398-3359'가 두꺼운 물질에 묻혀있는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산토스 제공
'루퍼스 I' 성간구름에서 태어나고 있는 태아별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의해 다양한 얼음형태의 유기분자 흡수선이 관측됐다. 이미지의 가운데 파란색 동그라미가 태아별 'IRAS15398-3359'가 두꺼운 물질에 묻혀있는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산토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을 포함한 14명의 세계 천문학자들이 지구로부터 약 500광년 떨어진 '루푸스(Lupus) I'이라는 암흑분자구름 중심의 막 태어나기 시작한 태아별에서 생명의 기원이 되는 물질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지구 생명체 기원이 메탄올이나 에탄올 같은 유기분자라고 여기고 있다.
이번 발견은 지구 이외의 우주 공간에 새로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별을 찾아내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신생별 'IRAS15398-3359'에서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 포름산, 에탄올 등이 얼음상태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정은 교수는 "거대 전파간섭계 망원경 '알마(ALMA)'로 관측된 기체상태 유기분자의 스펙트럼과 이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얼음상태의 유기분자 스펙트럼을 결합해 종합적으로 연구한다면 우주 먼지 표면에서 일어나는 유기분자의 화학반응과 진화 과정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진행한 '코로니스(CORONIS)' 프로젝트의 주 임무는 태아별 주변에 있는 얼음상태의 물질중 유기분자들이 얼마나 많이, 어떤 형태로 구성돼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관측결과, 5~28 마이크론 영역의 중적외선 스펙트럼에서 간단한 얼음분자인 이산화탄소, 물, 메탄과 유기분자인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포름산이 매우 뚜렷하게 검출됐다. 또 약하지만 에탄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도 분명하게 검출됐다.

이와 더불어 중성분자인 수소와 일산화탄소, 물의 방출스펙트럼과 이온 상태의 원자인 네온과 철의 방출스펙트럼도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것은 태아별이 분출하는 물질과 주변 성간물질이 상호작용을 강하게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관측자료의 분석과 더불어 이론적 화학모델 계산을 수행해 관측결과 해석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은 교수는 "JWST로 관측되는 얼음 상태의 유기분자와 ALMA로 관측되는 기체 상태의 유기분자의 성분과 함량의 결합은 유기분자가 어떻게 형성돼 별 탄생 과정 동안 어떤 진화를 겪게 되는지 이해하는 최초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관측은 일본, 한국, 미국, 네덜란드 등 14명의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 JWST 사이클 1 프로젝트팀으로, 일본 리켄(RIKEN) 야오룬 양 박사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정은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철환 학생, 한국천문연구원 김재영 박사후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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