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인생은 70부터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3 18:05

수정 2022.12.19 12:45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이젠 70으로 바꿔야 한다. 연말을 앞두고 두 편의 화제작이 개봉한다. 14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무려 13년 만에 속편이 개봉하는 '아바타:물의 길'과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스크린에 옮긴 뮤지컬영화 '영웅'이다.

지난 9일 '아바타:물의 길' 홍보 차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시고니 위버 등이 내한했다. '에이리언'(1987) 시리즈 여전사로 유명한 위버는 이날 40대 못지않은 자태로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그녀는 올해 73세다.
전편에서 아바타 프로그램을 개발한 박사로 열연한 그는 속편에서 박사가 낳은 딸 '키리'를 연기한다. 키리는 10대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디에이징' 기술의 도움을 받았나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판도라 행성에 사는 부족의 일원이라 인간과 신체조건이 달라서 관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모르고 보면 눈치도 못 챈다.

더 놀라운 것은 위버가 이번 역할을 위해 물속에서 최장 6분까지 잠수하며 수중연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캐머런 감독은 사실적인 수중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에게 잠수한 채 자연스러운 표정연기를 하라고 요구했는데, 70대 위버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비스'(1990) 촬영 당시엔 여배우가 "우리는 물고기가 아니다"라며 캐머런 감독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캐머런 감독은 이날 "위버에게 1분간 참으라고 했는데, 처음엔 30초 참더니 나중엔 6분을 참았다"고 칭찬했다. 위버는 "잠수보다 얼굴 찌푸리지 않고 편안하게 표정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지만, 자신보다 30~60살 어린 배우들과 함께 이 모든 과정을 다 소화했다.

'영웅'은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한 81세 나문희가 이 영화의 눈물샘을 책임진다. 나문희는 올 상반기 JTBC '뜨거운 싱어즈'를 통해 85세 김영옥과 함께 합창에 도전해 전국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특히 나문희가 부른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 동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70만을 돌파했다. 나문희는 당시 "80대에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원하는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라. 확신이 있다면 여러분이 가는 그 길이 맞다"고 말해 용기를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문화스포츠부 기자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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