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25년 교사생활 현장고충 잘 알아
최근 "교원도 개혁 대상" 언급한
교육부 장관엔 우려 목소리 전해
자사고·외고 부작용 줄여 존치
대학 지원 고등교육특별회계 반대
25년 교사생활 현장고충 잘 알아
최근 "교원도 개혁 대상" 언급한
교육부 장관엔 우려 목소리 전해
자사고·외고 부작용 줄여 존치
대학 지원 고등교육특별회계 반대
초등학교 교사로만 25년 이상 근무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자신의 강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평교사 출신 회장은 교총 75년 역사에서도 정 회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13일 진행한 파이낸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까지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교사니까 누구보다 현장의 고충을 잘 알고 이를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책무감을 바탕으로 교사가 소신 있게 가르칠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사항 생기부 기재 필요해"
정 회장이 최근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건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는 일이다.
정 회장은 "특정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교실의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교권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된다"며 "더이상 함부로 교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기부 기재나 학생·교사 분리조치 관련 내용은 생활지도법에 기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제재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달 7일 임명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선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 장관이 최근 소통을 강조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평한 것에는 반감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 28일 이 장관과 만남을 가졌다는 정 회장은 "지난 만남에서 교총이 가진 전문성을 인정해주면서 교총과 함께 교육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시더라. 특히 교원 행정업무의 과감한 개선을 함께 추진하기로 해 기대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 인터뷰에서 교육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폄훼하고 교육문제의 책임을 교원에게 전가하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우려스럽다"며 "교육정책은 교원들과 소통을 통해 마련해야 안착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 장관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와 외고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해선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자사고 등이 입시 기관화, 사교육 조장 등의 비판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교와 교육청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설립 취지를 살리도록 보완방안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회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3조원을 떼어 대학에 지원하는 '고등교육특별회계 신설'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지금도 전국 초·중·고교에는 학급당 26명 이상 과밀학급이 5만개가 넘고, 초중고 건물의 40%가 3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이라며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 경제논리만 되풀이하면서 교부금을 줄이겠다는 것은 지금도 열악한 유·초·중등 교육과 환경 개선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교육재정을 줄일 때가 아니다. 우리가 한 번이라도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해 준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로 저하된 학력 보완해야"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교원단체 몫 위원을 위촉하지 못해 진통을 겪었던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에 위촉됐다. 국가교육위는 총 21명의 위원 중 2명을 교원단체 추천을 받아 뽑는데, 교원노조 간 합의가 되지 않아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국가 교육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마땅히 교원이 가장 먼저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교위 위원을 보면 정계 추천이 다수여서 자칫 정치 편향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교원단체 회장이자 평교사 출신으로서 적절한 방향으로 교육 로드맵이 만들어지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기초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의 학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교육은 사람의 눈을 보고 감정을 교감하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줌 수업은 그게 안되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교총의 향후 행보에 대해 "학교 현장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선생님이 갖고 있는 세세한 고충도 살펴볼 수 있는 교총. 선생님들이 소신 있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국가 교육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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