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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테슬라는 대체 누가 경영하는 거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4 03:44

수정 2022.12.14 03:44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말 인수한 트위터 경영에 정신이 팔려 정작 테슬라 경영에는 소홀하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말 인수한 트위터 경영에 정신이 팔려 정작 테슬라 경영에는 소홀하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연합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스크가 지금 트위터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고 이때문에 테슬라는 CEO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대체 테슬라는 누가 경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CEO는 없다

테슬라 지분 약 5000만달러어치를 보유한 퓨처펀드의 개리 블랙 파트너는 12일 트윗으로 "테슬라 CEO는 지금 없다"고 한탄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6.3% 폭락했고, 13일에도 4% 가까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10월 27일 440억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뒤 심각한 '키맨 리스크'를 겪고 있다.

키맨 리스크란 CEO 같은 회사 핵심 인물을 둘러싼 위험을 가리킨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중국내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트위터 경영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트윗으로 좌충우돌하며 많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영웅인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책임자를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트위터 전 고위 간부에 대한 인신공격에 나서는 등 대중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인기를 누리던 모습은 온데 간데없이 11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코미디쇼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청중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CEO가 다른 회사에서 일해

머스크의 좌충우돌 속에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는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아졌다.

퓨처펀드의 블랙은 트위터 드라마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다면서 이전에는 테슬라 운전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친지들에게 자랑하거나 집 앞에 주차하며 뽐냈지만 지금은 트위터 역풍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랜 테슬라 후원자로 거버가와사키자산투자운용 공동창업자 겸 CEO인 로스 거버도 12일 트윗을 통해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에 불만을 쏟아냈다.

거버는 "회사에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테슬라의 일일 경영을 책임지는 이가 도대체 누구냐?"고 CEO 실종을 비판했다.

거버는 또 다른 트윗에서는 "테슬라에는 잘못된 것이 전혀 없다"면서 "단지 CEO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이라고 머스크를 힐난했다.

그는 머스크에게 계획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것도 요구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테슬라가 지급하는 막대한 스톡옵션에 관한 재판에서 시간을 두고 트위터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겠다면서 트위터를 맡을 누군가를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올들어 주가 반 토막

테슬라는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올들어 주가가 53% 폭락했다.

테슬라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테슬라 주가가 1년을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올해를 제외하면 딱 한 번이다. 2016년이다. 그러나 당시 낙폭은 고작 11%에 그쳤다.

한편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창업자 겸 CEO이기도 한 머스크가 트위터에 한 눈을 팔면서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도 우려하기 시작했다.

빌 넬슨 나사국장은 11일 스페이스X 사장 그윈 쇼트웰에게 머스크가 트위터에 마음을 빼앗겨 우주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넬슨은 그럴 일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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