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만 주가 306→559원 급등…82.68%↑
투자한 美바이오 업체 나스닥 상장 추진 영향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CBI의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80% 넘게 급등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회사가 투자한 미국 신약 개발회사가 나스닥 상장을 앞두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 주력 사업에서의 실적 개선이 더디면서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점은 향후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BI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82.68% 급등했다. 이 기간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CBI의 주가는 지난달 말 306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보합을 기록했던 지난 12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 559원까지 올라섰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9일과 전날에는 각각 17.88%, 11.58% 뛰었다.
앞서 지분 투자한 기업이 나스닥 상장을 목전에 두면서 주가에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CBI는 지난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미국 바이오 기업 키네타(KINETA)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100% 자회사인 미국 법인(CBI USA)을 통해 1000만 달러 상당 지분을 사들이며 주요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키네타는 면역 항암제와 만성신경통 치료제 등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다. 현재 세계 두 번째로 면역 항암제 항비스타(Anti-Vista) 임상 진행을 준비 중으로, 로슈 자회사 제넨텍으로부터 3억60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센싱 계약을 맺고 만성신경통 치료제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경우 영국 웰컴트러스트 재단과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임상 비용 지원을 받으며, 임상 2·3상 동시 진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 나스닥 상장사 유매니티 테라퓨틱스와 합병 계약을 발표했고 오는 19일 나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다.
키네타의 나스닥 상장에 따라 CBI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CBI 측은 단순 투자가 아닌 주요 주주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키네타와 유매니티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개발 및 확장에 속도를 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지분가치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BI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품 부문의 실적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감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CBI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270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했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오로지 바이오 투자사에 대한 기대감 만이 주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한편 CBI는 유매니티와 합병 계약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CBI USA가 100만 달러, 대한그린파워가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키네타의 대표와 미국 투자펀드인 RLB홀딩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CBI USA가 신규 취득하는 주식수는 60만6060주다. CBI는 대한그린파워에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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