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2년 전으로 회귀한 공시가격.. 고가 주택 중심 세부담 준다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4 16:28

수정 2022.12.14 16:28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해 공시가격 하락이 예고되면서 고가 주택 중심으로 세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가 '징벌적 부동산세'의 정상화를 언급한 만큼 국회에 논의 중인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이 통과되고,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조정될 경우 실제 체감하는 보유세 부담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도세·취득세는 물론 고금리 부담이 여전해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고가 주택 중심 세부담 감소
14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표준지와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14년만에 하락 전환되면서 보유세 부담도 줄어든다.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지표의 기준이다.
실제,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분석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에서 지난달 기준 실거래 시세 17억원인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올해 14억3520만원에서 내년에는 12억810만원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1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80%의 세액 공제를 가정할 경우 보유세는 올해 372만3000원에서 내년에는 약 60만원 줄어든 312만5000원이 부과된다.표준 단독주택 중 8년 연속 공시가격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연면적 2861.8㎡)의 경우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311억원)보다 9.9% 떨어진 280억3000만원이다. 이 회장이 1주택자일 경우를 가정해 최대 80%의 세액 공제를 받으면 보유세는 올해 1억8466만원에서 내년 1억6285만원으로 11.81% 줄어든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2위인 이해욱 DL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연면적 2617㎡)은 내년 공시가격은 182억원으로 올해보다 11.6% 하락했다. 세액공제가 없다고 가정하면 내년에 보유세는 올해 보다 18.12% 줄어든 2억5607만원만 내면 된다. 표준지 공시가격 3~10위 부지 모두 공시가격이 하락한 만큼 보유세 부담은 10%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거래활성화 한계
종합부동산세 개정안과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조정되면 실제 체감하는 세부담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종부세 기본세율은 0.6%~3.0%이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1.2%~6.0%다.

여야는 종부세 상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다주택자 범위를 조정대상 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3주택 이상으로 축소, 3주택 이상 보유자도 과세표준이 12억원을 넘지 않으면 일반세율 적용 등에 대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합의했다.

또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의 경우 1가구, 1주택자는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기본공제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여야가 아직 합의하지 못한 과표 12억원을 넘는 3주택 이상에 적용하는 중과세율까지 의견 일치를 볼 경우 향후 세부담은 더 줄어든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조정되면 보유세 부담은 더 줄어든다.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한시적으로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60%에서 45%로 낮췄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한 바 있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내년 4월께 확정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정부가 60~100%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조정한다.

아울러 공시가율 현실화와 집값 하락세를 감안하면 내년 공동주택 세부담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파트·연립·빌라 등 표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내년 3월 중 공개된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공시지가가 14년만에 하락해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조세 저항이 줄고, 알짜 지역의 매각 압박도 낮아질 것"이라며 "다만,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절벽이 가속화되고 있고 취득세, 양도세와 금리부담 등으로 거래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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