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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순 국내 기술 신한울 1호기, K원전 부활 신호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4 19:46

수정 2022.12.14 19:46

원전 생태계 속히 회복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도 총력을
14일 경북 울진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울 1호기 원전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경북 울진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울 1호기 원전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27번째 원전 신한울 1호기가 14일 경북 울진군 현지에서 준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1호기가 국내 원전 역사에 남길 의미는 각별하다. 2017년에 가동될 예정이었던 신한울 1호기는 경주 지진과 탈원전 정책으로 5년이나 지체됐다.
우여곡절 끝에 운전을 시작한 이 원전은 탈원전 폐기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완공한 첫 원전으로 원전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이 원전 하나만으로 경북 전력 소비량의 4분의 1을 감당할 수 있고, 겨울철 전력수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니 원전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신한울 1호기에 적용된 'APR1400'은 계측제어 설비와 같은 주요 핵심기술을 완전히 국산화했고,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차세대 원전 모델이다. 신고리 3·4호기부터 적용됐으며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4기도 이 모델이다. 지진과 화재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능력이 강화됐고, 발전용량도 종전 모델보다 늘어났다.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고도 암흑기와도 같은 5년이 흐른 사이 원전 생태계는 망가지고 말았다.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신한울 2호기를 조속히 가동하고, 내년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시늉만 냈던 원전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APR1400을 앞세운 'K-원전'이 세계 시장에서 미국, 중국 등 경쟁국들과 대등하게 실력을 겨루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원전을 수주했고,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에도 수출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이라는 목표가 달성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 원전 건설과 수출 활성화로 내년에 2조원 이상의 일감이 공급된다고 하니 경영난에 빠진 원전업계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신규 설비투자, 연구개발(R&D) 지원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기술개발에서도 한국 원전의 앞날은 밝다. 원전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SMR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기업이 미국 3대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와 손잡는 한미 원전동맹이 성사됐다는 소식도 희망에 부풀게 한다. 상황이 이런데 아직도 탈원전 논리에 빠져 SMR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야당을 이해하기 어렵다.

넘어야 할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자사 기술이 적용됐다"며 제기한 소송이 한 예다. 미국은 협력 파트너이면서도 경쟁자다.
원만한 합의로 세계 시장에서 함께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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