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4일(이하 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4.25~4.5%로 높아졌다. 1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7년 12월 이후 최고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13일 발표된 미 노동부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볼 때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9월에 정점을 찍고, 10월과 11월 두 달 내리 상승률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금리인상 고삐를 늦출 시기는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
이번 0.5%p 금리인상으로 연준 기준금리는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이후 1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그러나 내년에도 당분간 금리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터라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점도표, 금리 5.1% 전망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FOMC는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고, 지금의 고금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2024년까지 금리인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시장이 이번 금리인상보다 더 관심을 기울였던 금리인상 행진 뒤 최종 금리 전망은 5.1%로 제시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이른바 점도표는 금리인상이 5.1% 수준에서 멈출 것임을 예고했다.
내년 1월 31일~2월 1일 FOMC에서 0.5%p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 뒤 이후 한 차례 더 금리인상에 나서 기준금리를 0.25%p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렇게 되면 연준 기준금리는 5.0~5.25%가 된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이 수준으로 끌어 올린 뒤 금리인상을 일단 멈추고 그동안의 금리인상이 경제에 미친 영향들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0%p 금리인하
연준의 금리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은 내년에 기준금리를 5~5.25%로 끌어올린 뒤 2024년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인하 폭이 크지는 않았다.
2024년 금리 전망치는 4.1%였다. 내년 전망치 5.1%보다 1.0%p 낮은 수준이다.
2024년 FF 금리 목표치를 4~4.25% 수준까지 낮추는데서 만족할 것임을 예고한다.
점도표에서는 또 2025년 연준 금리 전망치가 3.1%로 1.0%포인트 더 하락하고, 이후 장기적으로 경제와 물가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금리인 2.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점도표, 편차 심화
내년과 2024년 금리 전망 중위값이 각각 5.1%, 4.1%였지만 위원들간 전망은 급격히 벌어졌다.
FOMC 위원 19명 가운데 7명은 기준금리가 5.25%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 7명은 2024년 금리 역시 중위값 4.1%보다 높은 수준을 예상했다.
'금리인상 지속' 폐기 기대 물거품
이번 FOMC는 시장 기대와 달리 비둘기파가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측통들은 이번 회의가 끝나면 성명에서 '금리인상 지속'이라는 문구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성명에서 이 문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 연준 분위기가 좀 더 강경했다는 뜻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금리인상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수요를 둔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물가를 끌어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믿었다.
경기 전망 하향, 인플레이션 전망은 상향
FOMC는 9월에 비해 더 우울한 경제 전망을 내놨다. 성장률은 석 달 전에 비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물가는 당시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FOMC는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9월 예상했던 1.2%보다 0.7%p 낮은 0.5%로 하향조정했다.
대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2%에서 0.5%로 높여 잡았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악화됐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지수가 올해 4.8%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예상치보다 0.3%p 높았다.
미국의 10월 PCE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4.9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금융시장 휘청
FOMC 회의 결과 발표 전까지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0p 가까이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0.6%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5% 내렸다.
반면 국채 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0.03%p 오른 3.538%,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수익률도 0.03%p 상승한 4.258%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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