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밤샘협상 끝 경기도 예산안 처리… 협치 성공적 첫발 뗐다" [로컬 포커스 지방의회 의장을 만나다]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1 18:14

수정 2022.12.21 18:31

與野 동수 이끄는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78석 vs 78석 대립 예고됐지만 "소통과 화합하라는 도민들의 뜻"
여야정 협의체 구성으로 발판 마련
민생현안·전략사업 등 논의 협력
자치분권 실현 위한 활동 본격화
사무처장 개방직으로 전환해 공모
공약 4100건 추진계획 속도내고 초선의원 의정활동도 다방면 지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4선 의원 출신으로 경기도의회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지난 2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염 의장은 "여야 동수 경기도의회가 성공한다면 협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4선 의원 출신으로 경기도의회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지난 2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염 의장은 "여야 동수 경기도의회가 성공한다면 협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78대 78 초유의 경기도의회 여야 동수, 성공한다면 지금까지 없던 '협치 모델'이 될 것이다." 지난 7월 시작부터 파란만장한 운영이 예고됐던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원구성에서부터 갈등의 연속이었다.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가장 늦은 8월 9일에야 원구성이 합의되고, 경기도 추경예산안 처리를 두고는 2개월 넘게 파행을 거듭했다. 문제의 원인은 지난 6.1지방선거 결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똑같이 의석수를 78대 78 나누어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기가막힌 선택은 경기도의회를 단숨에 전국 이슈의 중심에 세우며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4선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천 출신의 염종현 의장이 전반기 의장을 맡아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염 의장은 제8대 경기도의회 초선의원을 시작해 내리 4번이나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인물로, 경기도의회 산 증인으로 통한다. 그런 그는 경기도의회에 모습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갈등이 이어졌지만, 결국에는 세상에 없던 협치 모델이 될 것"이라며 "현재의 대립과 갈등은 유권자인 경기도민들이 자랑스러워할 지방의회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혼란스러운 경기도의회를 이끌어가는 염 의장을 만나 앞으로의 도의회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78대 78, 대립 넘어 '협치로 가는 길'

염 의장은 그동안의 파행과 갈등에 대해 "지난 6개월간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경기도민들이 여야 동수를 만들어 주신 의미는 대립과 갈등을 넘어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펼치라는 것으로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특히 염 의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끈질지게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중재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 해법으로 염 의장은 '여야정 협의체'를 꼽으며, 시급한 민생현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집행부 간 협치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했다.

염 의장은 "앞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교섭단체 협조가 필요한 도정, 주요 조례안 및 예산안, 사회적 쟁점, 도의회 정책·전략사업 등을 협의 하는 등 '새로운 협치모델'이 만들어졌다"며 "경기도 차원의 협치 모델을 어렵사리 수립한 만큼 도의회와 도청, 도교육청 간 연대를 강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밤샘 협상 끝 2023년 예산 처리

염 의장의 바람대로 '협치'의 결과는 지난 17일 처리된 2023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도의회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등 여야정 협의체는 회의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밤샘 협상을 실시한 끝에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염 의장이 막바지 계수조정 시점까지 여야 의원 및 집행부와 소통을 거듭하며 직접 조율에 나서며, 막판 타결을 이끌었다.

염 의장은 '준예산 사태' 우려를 꺾고 극적 합의를 이룬 데 대해 "여야를 떠나 156명의 의원 모두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협치의 힘을 발휘한 결과"라고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치열한 고민의 시간이었고, 협치가 태어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무처장 개방직 전환 등 지방분권 실현

이와 더불어 염 의장은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시대적 소명인 '자치분권'이 지방의회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 위상 강화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염 의장은 우선 도의회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무처장을 개방직으로 전환해 모집에 들어갔다. 의회사무처장은 7담당관, 13전문위원실로 구성된 사무처 365명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특히 사무처장 개방직 전환은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독립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염 의장은 "도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된 상황에서 의회 행정 수반을 집행부가 임명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우려와 반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의회를 잘 이해하고, 모든 여야 의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적임자가 있을 것"이라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염 의장은 자치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경기도의회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공약추진단'과 '초선의원 의정지원단' 등 전문적인 의정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약정책추진단은 이미 취합 완료된 10개 분야 4101건의 공약을 분석해 분야별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제도화' 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어 '초선의원 의정지원 추진단'은 광역의회에 첫발을 들인 초선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다.


염 의장은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전부 개정됐음에도 ''지방의회 권한 강화'라는 핵심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음에 따라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비판을 받는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경기도의회는 '제11대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지방의회 제도개선 건의안'을 마련해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본격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