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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도 엄마도 지치지 않도록 병원에 집 짓죠"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내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가보니
전세계 60여개국 375곳서 운영
백일장·바자회 열어 물심양면 지원
추후 서울대병원에도 건립
경남 양산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에 설치된 객실. 환아들은 호텔같은 이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경남 양산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에 설치된 객실. 환아들은 호텔같은 이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다. 사진=박문수 기자
"아픈 아이도 엄마도 지치지 않도록 병원에 집 짓죠"
【파이낸셜뉴스 양산(경남)=박문수 기자】 "자식이 아프면 부모는 패닉에 빠집니다. 아이도 자신이 아파서 부모가 힘들다는 걸 압니다. 엄마가 심신의 안정을 찾으면 아이들도 더 빨리 건강해집니다."

제프리 존스 한국RMHC 회장(사진)은 지난 20일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을 찾아 RMHC(Ronald McDonalds House Charity) 활동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자녀가 질환으로 투병하는 경우 부모 중 한 명은 아이의 간호를 위해 나머지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된다. 환아가 장기입원하면 보호자는 대기실과 간이침대를 전전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비영리기구 RMHC가 설립됐다. 이들은 전세계 60여개국에 375곳의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를 세웠다.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는 아픈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병원 부지 내 또하나의 집이다. 한국에는 2019년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 처음 만들었다. 양산 맥도날드 하우스에 가보니 욕실이 딸린 10개의 객실과 2개의 공동주방, 수려한 경치의 옥상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4월 어린이 뇌경색이 발발한 아들 최윤군(10)과 한달동안 이곳에 머물렀던 이나영씨(35)는 "처음 왔을 때 내 자식이 아프니 호텔같은 시설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윤이는 쌍둥이라 입원하면서 9년 9개월만에 인생 처음으로 동생과 떨어져 지내다 맥도날드 하우스 덕분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하우스에서는 환아들이 참여한 '울림 백일장'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8회째를 맞은 백일장에는 전국 30개 병원학교 재학생과 환아 63명이 81개 작품을 출품했다. 백지민양(13·부산대 어린이병원 병원학교)은 병원에 머물며 치료받는 자신의 모습을 어항 속 물고기에 비유한 시를 썼다. 시에 언젠가 쾌차해 바다로 헤엄쳐 나가겠다는 희망을 담은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맥도날드는 백일장을 후원하고, 자선 바자회 '맥해피데이'를 열어 기부금 5억2859만원을 전달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RMHC의 최대 후원사로, 매년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프리 존스 회장은 "8년 전 맥도날드 대표의 요청으로 단체를 맡아 GS리테일, 이마트, 가농바이오 등 뜻있는 기업과 개인의 후원으로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농바이오는 계란, GS25는 빵 판매 수익의 일부를 RMHC에 기부하고 있다. 이마트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픈 아이들을 위해 하우스에 학습·놀이 공간을 조성했다.
RMHC는 추후 서울대병원 부지에 객실 100개 규모의 새로운 하우스를 건축한다. 이미 부지 사용협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국립암센터 등 다른 병원과 협업해 서울·대구·울산·광주 등 지역별 1개의 하우스를 더 짓는 게 RMHC의 목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