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차 美 진출 36년… 1500만대 판매 달성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2 17:51

수정 2022.12.22 17:51

1986년 2월 ‘엑셀’ LA 첫 상륙
"한국이 보낸 트로이 목마" 평가
353만대 팔린 ‘아반떼’ 1등 공신
다양한 라인업으로 점유율 성장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 윌리엄스빌에 있는 딜러숍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번째 신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 윌리엄스빌에 있는 딜러숍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번째 신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한국 산업계가 미국 시장에 보낸 트로이 목마가 될 것이다."(1986년 12월 미국 비즈니스 위크지)

지난 1986년 1월 울산항에서 소형차 엑셀을 앞세워 처음 미국 수출길에 올랐던 현대자동차가 36년 만에 미국 시장 누적 판매 1500만대를 달성했다. '자동차 본고장' 미국시장에서 이룬 한국 자동차 산업계의 기념비적인 성과다.

2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최근 미국 뉴욕 주 윌리엄스빌에 있는 딜러숍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번째 신차를 고객에게 신도했다고 밝혔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누적 판매 1500만대'라는 이정표로 올해를 마무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파커 CEO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라인업과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놀라운 성과를 거둔 만큼 2023년과 그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76년부터 중동, 동남아, 유럽, 캐나다 수출까지 열었지만 미국 수출의 벽은 까다롭고 높았다. 안전규제를 통과한 뒤에도 일본, 미국차들의 마타도어(흑색선전)식의 견제가 극심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상륙한 것은 1986년 2월이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엑셀'이 그해 1월 20일 울산항에서 선적돼 한 달 뒤 LA항에 도착, 미국 소비자들과 처음 마주하게 됐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놓고 당시 비즈니스 위크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진출로 향후 한국 상품의 대미 수출이 홍수를 이룰 것"이라며 현대차를 한국이 보낸 '트로이 목마'라고 칭하기도 했다.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이 그런 역할을 했듯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동시에 고가 제품인 자동차가 현지에서 팔린다는 것은 여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도 함께 미국시장의 벽을 넘어섰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실제 1986년부터 1990년대 초 실제 한국의 수출 실적은 날개를 달았었다.

현대차는 순항했다. 미국 진출 20년째인 2005년에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앨라배마 공장을 발판 삼아 2007년에 미국 누적판매 500만대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누적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 다시 7년 뒤인 올해 12월 누적 판매 1500만대라는 성과를 기록하게 됐다.

대기록의 1등 공신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다. 아반떼는 199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해 올 12월까지 353만대가 판매되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차로 기록됐다. 그 다음으로는 쏘나타(314만대)와 싼타페(191만대), 엑센트(136만대), 투싼(134만대)순으로 많이 팔렸다. 판매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고가의 차량이 팔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기 시장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치고 나가기 위해 '퍼스트 무버' 전략을 실행, 여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빠르게 미국 시장에 전기차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 5'는 올 들어서만 2만대 넘게 판매됐다.
코나 일렉트릭 역시 올 들어 9000대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