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2'가 지난 13일 많은 기대 속에 베일을 벗었다. '솔로지옥2'는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로, 시즌1이 한국 예능 중 처음으로 월드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후속 시즌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올해 공개됐던 넷플릭스 국내 예능들의 성과가 다소 아쉬웠던 만큼, '솔로지옥2'에 거는 기대도 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솔로지옥2'는 체감 화제성이 시즌1에 못 미치는 분위기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1화에서 남녀 출연진을 전체를 공개했지만, 이들 면면에 대한 관심이나 파급력도 시즌1만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즌1은 프리지아를 중심으로 남자 출연자들의 경쟁심이 강화되고, 미묘한 감정선이 흥미를 주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초반 상대에 대한 호감이 분산되면서 재미를 느낄만한 러브라인이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출연진만 달라졌을 뿐 시즌1과 똑같은 장소, 세트와 룰, 어드벤티지가 주어지면서 새롭고 신선한 볼거리가 전혀 없었다. 또 시즌1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치열한 경쟁을 야기할 만한 지옥도의 환경이 전혀 바뀌지 않은 점도 개선이 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럭셔리한 천국도의 호텔마저 시즌1과 그림이 반복되면서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3화에서는 천국도에 간 커플이 매칭되고, 이 선택에 따른 변화가 출연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분위기와 공기가 점차 달라졌다. 여성 출연자들 중 신슬기와 최서은에게 인기가 몰리자 남성 출연자들에게도 감정 변화가 생겼고, 두 여성과 천국도에 가지 못했던 최종우 김한빈이 적극적으로 대시하면서 복잡해진 관계도 눈길을 끌었다. 또 첫 천국도까지 함께 갔던 신슬기 신동우의 어긋난 러브라인이 그려졌고, 갑작스레 투입된 남자 메기의 등장으로 여성 출연자들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김영진에게 큰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신슬기의 모습이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루즈했던 1~2화에 비해 비교적 재밌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솔로지옥2'는 전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기존 넷플릭스 드라마들과 달리, 매주 2편씩 5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OTT 플랫폼 시청 경향으로 꼽히는 '몰아보기'를 위해 어느 정도 회차가 쌓인 후 한번에 연이어 시청하는 시청자들도 더러 있는 만큼, 초반 미지근한 분위기로 콘텐츠의 성패를 속단하긴 어렵지만 이에 대한 대중적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에서도 언급이 적다는 점은 '솔로지옥2'가 아직 대중에게 큰 소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방증하기도 한다.
'솔로지옥2'가 이전 시즌보다 화제성이 아쉬워진 이유로는 시즌2 출연진의 캐릭터성이 시즌1을 넘지 못했다는 점도 있지만, 외부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시즌1이 공개됐던 당시보다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 예능 생겨났고, 그 사이 생존한 예능은 '나는 솔로'와 전편의 화제성을 뛰어넘은 '환승연애2' 정도였다. 두 예능이 성공한 공통점으로는 '진정성'으로도 대변되는 '리얼리티'가 꼽힌다. '나는 솔로'는 일반인들의 날것의 캐릭터와 인간적인 로맨스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환승연애'는 전 연인과의 미련과 새로운 이성 사이 연애 감정을 매우 세밀하고 섬세하게 담아냈다.
반면 '솔로지옥2'는 출연진이 연애와 매칭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자기 PR 특성이 더 강하게 느껴져 '나는 솔로'나 '환승연애2'처럼 과몰입까지 이르기 어렵다는 일부 의견들이 있다. 3화에서부터 일부 출연자들의 직업과 나이 등이 공개된 바, 한양대 출신으로 여의도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조융재를 제외하고 미인대회 출신이 다수였다. 신슬기는 미스춘향 진 출신의 서울대 피아노과 재학생이었고, 최서은은 미스코리아 진 출신의 화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동우는 미스터 인터내셔널 출신으로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성형외과 전문의라고 밝혀졌다.
타 출연자들의 나이나 직업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이나딘, 이소이, 박세정 그리고 남자 메기 김진영 등 모두 유튜버 혹은 방송 및 연예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눈치 채고 이들의 이력을 공유했다. 제작진이 활약을 자신했던 김진영 또한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의 덱스로도 알려진 인물로, 왓챠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었던 '러브&조이'에도 출연한 전적이 있어 예능에서 결코 새로운 인물은 아니었다.
'나는 솔로'와 '환승연애'로 리얼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겐 '솔로지옥2'는 리얼리티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천국도에 가기 위한 미션을 달성해야만 하는 예능적인 포맷이 강조된 콘텐츠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나는 솔로'와 '환승연애'는 출연자들이 촬영 이후 카메라 밖에서도 관계성을 유지해온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리얼리티가 인식됐지만 '솔로지옥' 시즌1은 콘텐츠 포맷과 촬영하는 시점 내에서의 출연자들간의 감정선이나 분위기 정도가 연출되지 않은 리얼리티로 여겨졌을 뿐, 더이상의 현실성을 실감하게 해주진 못했다.
시즌2 출연진은 시즌1 출연진을 모두 뛰어넘은, 그야말로 역대급 스펙을 갖췄지만, 등장 초반 자기소개 영상에서도 자기 PR과 매력 어필에 능숙하고 익숙한 모습들로 포문을 열었다. 시즌1 전체 공개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작진은 출연자 자체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알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며 프로그램 색깔과 맞는 이들이라면 섭외하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 색깔과 맞는 출연자들이 카메라가 익숙한 남녀들로 한정됐다는 점은 아쉽다. '솔로지옥2'만의 차별화된 색깔로도 볼 수 있겠으나,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지점에서 더는 크게 소구력을 갖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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