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경기침체·긴축 '직격탄'… 10대그룹 시총 1년새 145兆 증발 [대기업 시총 급감]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5 18:36

수정 2022.12.25 18:36

96개종목 시총 11.6% 감소
SK그룹 38%로 축소폭 가장 커
신세계·현대차·GS·롯데도 줄어
LG그룹은 LG엔솔 덕 74% 급증
경기침체·긴축 '직격탄'… 10대그룹 시총 1년새 145兆 증발 [대기업 시총 급감]
10대 그룹 시가총액이 올 들어 145조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긴축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사업환경이 좋지 못했고, 증시가 얼어붙은 것도 한몫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96개 종목)의 시가총액(21일 기준)은 1110조4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256조2026억원)과 비교해 145조7224억원(11.6%) 감소한 수치다.

10대 그룹 가운데 6개 그룹의 시가총액이 줄었다.
그중에서도 SK그룹의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38.71%) 축소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66.19%), SK바이오사이언스(63.55%), 인크로스(53.59%), 드림어스컴퍼니(50.77%), SK케미칼(48.28%) 등의 감소폭도 컸다. 분리막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수요부진과 중국산 저가 분리막으로 인해 고전을 했다.

다음으로 신세계(26.13%), 현대차(21.81%), 삼성(19.44%), GS(9.99%), 롯데(4.56%) 순으로 시가총액이 많이 줄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세계건설(49.28%)이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다. 신세계푸드(38.83%), 이마트(33.77%), 신세계I&C(31.49%)도 30%대 넘는 감소율을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비앤지스틸(34.95%)과 현대위아(34.42%),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기(31.14%)와 삼성전자(25.93%)가 각각 감소를 주도했다. 또 GS그룹에서는 GS건설(43.43%), 자이에스앤디(33.30%),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정보통신(38.04%), 롯데리츠(26.76%), 롯데렌탈(25.20%)의 감소분이 컸다.

이와 반대로 LG그룹은 시가총액이 120조178억원에서 209조4555억원으로 74.52%나 늘었다. 올해 초 상장한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111조6180억원)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48.37%)를 비롯해 LG전자(37.75%), LG생활건강(36.83%) 등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16.53% 확대됐다. 태양광 모듈업체 현대에너지솔루션(151.87%)을 비롯해 전력기기·에너지솔루션 계열사 현대일렉트릭(116.33%), 현대건설기계(55.36%)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27.10%, 24%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이들 조선주는 올해 수주실적이 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다.

포스코그룹(10.04%)과 한화그룹(6.96%)도 시총이 증가했다. 포스코그룹에서는 포스코케미칼(30.21%)과 포스코엠텍(17.65%),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63%)와 한화솔루션(36.06%) 등이 몸집을 크게 불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0조원에 달하는 무기 수출계약을 했다. 내년에는 누리호 3차 발사부터 새로운 체계총조립 기업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글로벌 긴축 사이클에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 증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은 -6.73%로, 10월 초(-3.02%) 대비 3.7%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을 감안한 시가총액가중 이익수정비율은 -6.66%로, 약 17%p 반등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업종의 이익수정비율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수정비율 반등에도 아직 안심하기 이른 시기"라며 "에너지, 화학, 비철·목재, 철강, 건설, 기계, 조선, 운송 등 시클리컬 업종의 본격적인 하향이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