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우리도 몇 배의 드론(drone·무인기)을 북쪽으로 올려 보내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오전 10시 25분께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넘어왔다는 보고를 받자 “우리도 몇 배의 드론을 북쪽으로 올려보내라”고 즉각 대응 조치 관련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 부서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우리 영공을 넘어온 북 무인기 총 5대 가운데 가장 먼저 1대가 넘어왔을 때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대통령은 이에 2~3배로 우리 드론을 북측에 올려 보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육군 군단급에서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RQ-101 ‘송골매’ 2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무인기가 MDL을 넘어 적진까지 침투 작전을 벌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관해 “비례성 원칙에 따라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는 단호한 조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육군 소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유·무인 정찰자산을 MDL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무인기의 침범 거리에 상응해 운용하면서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이번 침범의 성격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한국이 자국 영토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언급했다. 우리 외교부도 “정부는 한미 관계 당국과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