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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도 아니고 이게 뭔뜻?" 서울시, '외계어 남발' 아파트 이름 막는다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4 10:15

수정 2023.01.04 10:15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어와 한글, 숫자 등이 섞여 단번에 외우기 힘든 아파트 단지명이 간단한 명칭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난 2일 서울시는 "아파트 작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쉬운 이름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법적으로 민간 아파트 이름을 규제할 수 없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권고하는 방식이 이뤄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서 재건축·재개발 등이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모두 601곳이다. 기존 아파트의 이름만 바꿀 때는 자치구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재건축 등으로 새로 지을 때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빠르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외계어가 남발된 아파트가 더욱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등은 권고안에 아파트 이름 최다 글자 수를 담는 등의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지난해 11~12월 시민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4%가 "아파트 이름이 어렵고 비슷해 집을 찾는데 헷갈린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외국어 이름이 어렵다"라는 응답이 72.3%로 나타났다.

앞서 우리나라 아파트의 이름은 과거 '압구정현대', '잠실주공5단지', '잠원한신' 등 지역명과 건설사 이름이 결합된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캐슬', '래미안', 'e편한세상', '자이' 등 아파트 상표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단지 이름에도 브랜드명이 붙기 시작하면서 이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요즘에는 '써밋', '퍼스트', '아크로' 등 하위 브랜드까지 생겨나 아파트명에 복잡함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재건축 또는 재개발 과정에서 아파트 이름이 쉬운 우리말로 지어질 경우 보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또 지난달 29일 연 '알기 쉽고 부르기 쉬운 공동주택 명칭 관련 토론회'를 올해 2~3차례 더 개최해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 등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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