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따주려고'…아르헨티나로 '출생 관광' 떠나는 러시아 임산부들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러 전쟁 이후 러시아 임산부 '출생 관광' 급증
체류 허가 간단, 비자 필요치 않은 아르헨티나 몰려
아이 미래 대비해 아르헨티나 시민권·여권 부여 목적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러시아 임산부들이 배 속 아이에게 러시아 이외 국가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출생 관광'을 떠나고 있다.
영국 더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출생을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는 러시아 임산부들에 대해 보도했다. 임산부들은 입국에 비자가 필요치 않은 아르헨티나를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생 시민권을 목표로 다른 국가를 방문해 아이를 낳는 '출생 관광'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우크라-러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십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하면서, 자식에게 러시아 이외 국가의 시민권을 부여하려는 러시아 임산부들의 아르헨티나 방문이 폭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조지 폴린은 올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러시아인 중 상당수가 출생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폴린은 이러한 임산부 방문객들의 숫자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체레포비츠카야는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임신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국경이 빠르게 폐쇄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태어날 아이에게 아르헨티나 여권을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체레포비츠카야와 그녀의 남편은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물며 아르헨티나 시민권 신청을 준비 중이다.
출생 관광 브로커 에바 페쿠로바에 의하면, 러시아인들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 위해 비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으며, 체류 허가와 연장 신청 또한 간단한 편이다. 아르헨티나 여권은 러시아 여권과는 다르게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171개국을 무비자로 단기 여행할 수 있다. 러시아 여권의 경우 전쟁 전에는 80여 개국에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었지만, 전쟁 발발 이후에는 여러 유럽 국가에서 러시아인들의 자국 방문을 제한하고 있다. 페쿠로바는 여권뿐 아니라 러시아보다 양호한 아르헨티나의 민간·공공 의료 서비스 역시 러시아 임산부들의 출생 관광 선택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페쿠로바는 아르헨티나에서 자식을 가진 부모들의 시민권 획득 절차 역시 2년 이내에 마무리될 만큼 간단하다고 밝혔다. 중개비는 1000파운드(약 150만원)에서 8000파운드(약 1200만원)까지 다양하며, 비용에 따라 통역사 알선·서류 준비·신생아 사진 촬영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러시아 임산부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수치는 없지만, 또 다른 출생 관광 브로커인 키릴 마코베예프는 지난 1년간 100명 이상의 러시아 임산부 출생 관광을 알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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