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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밥심으로 산다" 옛말? 1인당 쌀 소비량, 고기에 역전 눈앞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4 18:13

수정 2023.01.04 18:13

2021년 쌀 56.9㎏, 육류 56.1㎏
외식·배달 늘며 쌀소비 급감 전망
"한국인 밥심으로 산다" 옛말? 1인당 쌀 소비량, 고기에 역전 눈앞
한국인의 주식이 쌀에서 고기로 바뀌었다. 2022년 37년째 하락세인 1인당 쌀 소비량이 지속 상승세를 그려온 고기 소비량보다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9.8㎏였던 1인당 쌀소비량은 2017년 61.8㎏, 2021년 56.9㎏으로 줄어들었다.

소·돼지·닭고기의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계해 분석한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12년 40.6㎏, 2017년 49.1㎏, 2021년 56.1㎏ 순으로 늘어났다. 2021년 기준 고기 소비는 쌀과 비교할 때 불과 500g 적다. 소비량이 적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오리·양고기 등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기 소비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2022년은 고기 소비가 쌀 소비를 역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쌀 소비는 1984년 이후 37년 연속 감소했다. 배경으로는 △식단의 서구화 △인구구조 변화(핵가족화, 1인가구 증가) △외식·배달·포장을 통한 식사 빈도 증가 등이 꼽힌다. 밥솥에 밥을 지어먹는 인구가 줄었다. 간편식(HMR)을 데워먹거나, 배달음식·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 식품소비행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간편식, 외식·배달 및 테이크아웃 빈도가 많을수록 쌀을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쌀빵, 즉석밥, 컵떡국, 컵떡볶이, 쌀국수, 쌀막걸리, 쌀맥주 등 다양한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쌀 소비를 촉진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 △젊은 소비층(MZ세대) △고소득 가구 △아침식사 집밥 취식 횟수가 낮은 가구 △배달 및 테이크아웃 의존도가 높은 가구 등의 쌀 소비량은 내년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밥 자체를 안먹는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식사를 거르는 이유를 물어본 항목에서 '먹고 싶지 않아서'(48%), '시간이 없어서'(36.5%) 등이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는 주는데 생산기술은 발달해 산지의 쌀 재고량은 급증하고 있다. 매년 큰 폭의 쌀값 하락이 발생하는 이유다. 연구원은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근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아침밥을 제공하는 각종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남도, 농협 전남지역본부와 '아침밥먹기' 운동을 펼쳤다. 삼각김밥과 쌀 쿠키를 홍보 전단지와 함께 전달했다.


어 의원은 "쌀 소비와 쌀값이 지속 하락하면서 농가 소득도 감소되고 있는 가운데 희망적인 부분은 윤리적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도농이 함께 잘사는 사회를 위해 쌀 소비촉진 캠페인 등이 범국민적 차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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