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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새해 첫 기동훈련..."적 도발시 반드시 수장"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5 15:36

수정 2023.01.05 15:36

구축함 등 함정 13척·항공기 투입, 대함·대공 함포 120발 사격
을지문덕함장 "적 도발하면 바로 수장" 4년 만에 언론 공개
사격' 명령에 함포 쾅쾅쾅…"언제든 발사토록 준비태세 갖춰라"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함정들이 전술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함정들이 전술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오후 서해 태안반도 서방 약 80㎞ 해상, 해군 제2함대 기함인 구축함 을지문덕함(DDH-Ⅰ, 3천200t급)의 127㎜ 함포가 '쾅'하는 굉음과 선체를 흔드는 진동을 일으키며 우현을 향해 포연을 뿜었다. 10여 초 간격으로 4발이 뒤따랐다.
김국환 함장(대령)의 "사격개시!" 명령이 떨어진 직후였다.

이날 대함 사격은 7㎞ 떨어진 해상의 적 함정을 가정해 펼쳐졌다. 교신에 맞춰 수시로 진형을 바꾸며 때론 함정 간 수백m 거리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갑판 위에서 견시(見視·자세히 살핌) 임무를 수행하던 한 장병은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실제론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고 전했다.

해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술기동전술 훈련을 펼치며 이동하던 2함대 함정 4척은 일렬로 움직이다가도 을지문덕함 후방으로 늘어선 호위함 경기함(FFG-Ⅰ, 2천500t급), 홍시욱함(PKG, 450t급), 신형고속정 221호정(PKMR)이 5발씩 일사불란한 연쇄 대함 포사격으로 태세를 과시했다.

해군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이 P-3 탑승 전대 해상기동훈련 현장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군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이 P-3 탑승 전대 해상기동훈련 현장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이 대공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이 대공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어진 대공 사격은 3천m 상공의 적 비행체를 타격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카라반' 표적예인기에 매달린 길이 약 5m 표적을 향해 을지문덕함, 경기함, 홍시욱함이 순차적으로 4발씩의 대공 사격을 포 간격이 거의 없이 실시했다.

을지문덕함의 함미 데크에선 AW-159 해상작전헬기가 이·착함 훈련을 하며 조종술을 숙달했다. 항해 중인 함정에 헬기를 착륙시키는 데는 고도의 조종술이 필요하다.

출항 뒤 약 1시간30분 정도가 지나자 함미의 비행갑판이 분주해졌다. 육지에서 출발한 AW-159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가 곧 도착한다는 교신이 오면서 잠시 뒤 등장한 헬기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착륙지점에 내리며 조종사의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훈련에 투입된 AW-159 헬기는 가로, 세로 각각 14m와 20m인 을지문덕함 함미 데크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착함했다.

해군 2함대는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고속정(230톤급)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 참가한 헬기가 을지문덕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군 2함대는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고속정(230톤급)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 참가한 헬기가 을지문덕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 오른쪽 첫 번째)을 비롯한 함정들이 대함 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 오른쪽 첫 번째)을 비롯한 함정들이 대함 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해 전대 해상기동훈련은 함대의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의 전투 수행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연례성 훈련으로 해군은 전방위 상시 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매년 대규모 전대 해상훈련을 진행하지만 이를 언론에 공개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을지문덕함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출항했다. 사격훈련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함정 곳곳에서 만난 승조원들은 1월의 차가운 바람에도 누구 하나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묵묵히 임무에 매진했다.

이번 훈련은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으로, 동해 1함대와 남해 3함대에서도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고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전방위 상시 대비태세 확립과 필승의 전투의지 고양을 위한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전 해역에서 일제히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매년 연초에 실사격을 포함하는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한다.

올해 훈련에는 을지문덕함 등 함정 13척, AW-159 해상작전헬기 등 항공기 4대, 병력 약 1천명이 동원됐다.

1함대와 3함대도 127㎜ 함포와 팔랑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등 총 83발을 발사하는 등 1~3함대가 총 120발을 사격했다.

이번에 군은 이례적으로 새해 전 해역 해상기동훈련의 생생한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을지문덕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정보통제실(CCC)도 보안각서 작성과 휴대전화 수거 등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전제로 보여줬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해상초계기(P-3C)에 탑승해 동해 1함대 훈련지역과 서해 2함대 훈련지역을 비행하면서 훈련을 지도했다.

이 총장은 이번 훈련의 지휘관인 2함대 23전투전대장인 김동석 해군대령과 교신에서 "끊임없는 훈련으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며 "적 도발 시에는 '쏴!'하면 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2함대 해상훈련에 참가한 김국환 을지문덕함장(대령)이 훈련 참가 각오를 밝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해군 2함대가 지난 4일 오후 충남 태안 해상에서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200톤급)과 호위함인 경기함(2500톤급), 유도탄고속함인 홍시욱함(450톤급), 고속정(230톤급) 등 함정 및 항공기가 참가한 가운데 대공·대함 실사격 및 전술기동 훈련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2함대 해상훈련에 참가한 김국환 을지문덕함장(대령)이 훈련 참가 각오를 밝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새해 첫 전대 해상기동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을지문덕함에는 "필승함대 2함대, 싸우면 박살낸다!"라는 함대 구호가 울려 퍼졌다.

김국환 을지문덕함장은 이날 작전 중 "적이 도발하면 반사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을지문덕함에는 최중오 음탐사 상사 등 제1연평해전의 용사 3명이 현역으로 복무하며 서해를 수호하고 있다.

김 함장은 사격 훈련 후 함내 방송을 통해서도 "오늘의 소중한 경험을 잊지 말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수장할 수 있도록 일전을 준비하자"고 격려했다.

김 함장은 또 "우리 배는 2021년 말 성능 개량을 마치고 다시 임무에 투입됐다"며 "전투체계를 기존 외국산에서 국산으로 변경해 우리 상황에 맞는 임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고, 최신 선배열 예인 소나로 수중 표적 탐지·추적 성능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함장은 "과거 연평해전 등에서도 알 수 있듯 서해 2함대 해역은 언제든 전투가 벌어질 수 있고 해양통제구역(MCA)을 넘어온 불법 선박 나포와 퇴거 조처 등도 이어지는 곳"이라며 훈련과 대비태세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훈련은 이날 동해와 남해에서도 우리 해군의 실사격 훈련이 진행됐다.
동해 동방 해상에선 1함대 소속 신형 호위함(FFG-2·2800톤급) '동해함'과 '대구함'이 127㎜ 함포로, 유도탄고속함 '이병철함'(400톤급)이 76㎜ 함포로 대함 사격훈련을 했다. 대구함은 근접방어무기체계 60발을 이용한 대공사격도 했다.


또 남해 흑산도 서방 해상에선 3함대 소속 2500톤급 호위함 '광주함'이 127㎜ 함포를, 유도탄고속함 '김창학함'(450톤급)이 76㎜ 함포를 이용한 대함사격 훈련에 진행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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