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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대박 지켜만 본 서학개미… 연초부터 '곱버스' 몰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5 18:32

수정 2023.01.05 18:32

지난해 미국 증시 하락에 베팅
공매도 투자자 약 381조 수익
경기 침체 속 올해도 약세장 예고
개인 순매수 2·3위 모두 레버리지
공매도 대박 지켜만 본 서학개미… 연초부터 '곱버스' 몰려
지난해 증시 하락에 베팅한 미국 공매도 투자자들이 3000억달러(약 381조15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서학개미들은 연초부터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하고 있다.

■美 공매도투자 작년 381兆 수익

야후파이낸스는 4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S3파트너스의 데이터를 인용, 지난해 미국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이 3000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공매도는 말 그대로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이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낸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경기 침체 우려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뉴욕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19.4%, 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 급락, 2000년 이후 처음으로 4개 분기 연속 하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악의 성적표에 증시 투자자들은 울상을 지었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둬 조용히 웃었다. 특히 통신서비스와 임의소비재에서 평균 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통신서비스 섹터지수와 S&P500 임의소비재 섹터지수가 각각 37.7%, 36.2% 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통신서비스 부문에서 메타(-64%), 알파벳(-39%), 넷플릭스(-51%), AMC엔터테인먼트(-86%) 등이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줬다. 이들 종목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은 각각 55억달러, 27억달러, 23억달러, 21억달러에 달했다.

임의소비재 부문에서는 테슬라(-65%), 카바나(-98%), 아마존(-50%), 리비안(-81%) 등이 큰 수익을 가져다 줬다. 특히 테슬라는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158억달러의 평가이익을 안겨준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서학개미들, 반도체주 하락 베팅

올해도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약세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연초부터 하락에 베팅하고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3위가 모두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상장지수펀드(ETF)로 서학개미들은 3690만7868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 상품은 ICE 반도체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씨티증권은 지난 2일 "올해 1·4분기 D램 반도체 가격이 전분기 대비 15%, 낸드 반도체 가격은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업체의 보수적 설비투자 계획에 힘입어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올해 3·4분기, 4·4분기에 반등하기 시작해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3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로 1569만3140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다.
미국 기술주가 올해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 때문이다.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 설립한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개인고문인 셰릴 영은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큰 타격을 입은 기술주가 많아 여러 기회가 있어 보인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있을 때까지 기술주는 계속해서 시장 하락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술주 분석의 대가로 알려진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창립자 댄 나일스 역시 "올해 경기 침체 리스크와 기업들의 실적 둔화로 미국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포트폴리오 구성시 방어적인 종목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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