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김정은의 후계자는 아들 아닌 둘째 딸?..NYT가 분석한 근거는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6 06:45

수정 2023.01.06 07:46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 둘째 딸 김주애를 대동하는 것에 대해 일찍이 후계자의 정체를 드러내고 4대 세습을 암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났다. 새해 첫날에도 북한은 김정은과 김주애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무기고를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가장 총애 받는 딸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인가'라는 제목으로 김주애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선택할 경우 북한에서 이례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이 김주애를 일찍 공개한 것을 두고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과거 북한은 김정일이 지난 2008년 뇌졸중을 앓은 후에야 김정은이 후계자라는 암시를 주기 시작했다"며 "김정은이 2010년 언론에 등장하기 전까지 북한 주민들은 그를 본 적도 없기 때문에 김정은은 정권을 이어받은 뒤에도 상당 기간 통치 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이) 후계자에게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자 할 것"이라며 "김정은은 빠른 승계에 따른 외부의 회의론을 피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김주애를 대동하는 곳에 대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획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북한의 리더십 주제 웨비나에서 "현재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논리적으로 볼 때 가장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한 동생이자 2인자"라고 전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첫째 자녀가 성인이 되려면 2030년은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김정은이 몇 년 뒤에 죽는다면 김정은의 세 자녀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주애에 대해 "김정은이 장남이 아니라 가장 능력 있는 아들로 평가돼 후계자가 됐던 것처럼 김주애 역시 가장 능력이 있는 자녀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나는 그녀가 적어도 후계 경쟁자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공식 석상에 동행하는 것에 대해 "보도와 달리 김정은에 아들이 없거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아들보다 김주애가 낫기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김정은의 자녀 중 특정한 한 명을 우상화하는 작업이 시작돼야 진짜 후계자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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