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진에 인공위성 추락까지 연이은 재난문자…시민들 '안전 불안증'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0 16:09

수정 2023.01.10 16:18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 불안 78.8%
재난문자 소리에 "전쟁 나는 건가" 걱정도
전문가, 경제 침체와 미래 불안 영향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을 지나는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을 지나는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해 수도권까지 긴급재난문자가 송출됐다. 새벽에 갑작스럽게 40데시벨(㏈) 크기로 울린 알림음과 지진이라는 단어에 시민들이 놀랐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순위에 '재난문자'가 오르기도 했다.

#지난 9일 정부는 미국의 지구관측 인공위성이 지구로 추락해 한반도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오전 7시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다행히 위성은 한반도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지진에 이어 다시 한번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지진과 인공위성 추락, 북한 무인기 침범 등 연이은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시민들의 안전 민감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10일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최근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불안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권모씨(29)의 경우 이태원 참사 이후 '언제든 재난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다고 했다.

권씨는 인천 지진 당시를 언급하며 "며칠 전에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걱정했던 차에 새벽에 갑자기 아파트가 흔들리고 날카로운 경보음을 들어 깜짝 놀랐다"며 "'진짜 전쟁이 나는 것 아닌가' 싶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류모씨(29)는 인공위성이 떨어진다는 문자를 보고 놀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야기했다.

류씨는 "생각지도 못한 위험(인공위성 추락)이라 특히 놀랐다"며 "자차 없이 걸어서 출퇴근하니까 더 위험할 것 같아서 아예 출근을 늦춰야 하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근은 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벽에 붙어서 걸어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가 재난 등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형성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국정데이터조사센터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한국사회의 위험 상황 및 대응에 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0%가 '사회 재난 예방·대응을 위해 평상 시 필요 수준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운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 재난 관련 예산과 인력을 늘리기 위해 지금보다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응답자의 51.6%에 이르렀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오랜 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을 견디고, 경제적 침체를 겪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정부나 사회가 경제를 안정화하면 이후에 안전망 구축에도 지원을 늘릴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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