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유럽 증시, 美보다 회복 빨라...에너지-中 호재 덕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1 13:32

수정 2023.01.11 13:32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 美 증시보다 빠르게 회복
이상기온으로 에너지 악재 꺼지면서 물가 안정, 中 경기 회복에 기대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 美 기술주 부활하면 인기 식을 수도
10일(현지시간) 촬영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증권 거래소.로이터뉴스1
10일(현지시간) 촬영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증권 거래소.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쟁과 에너지 공포에 시달리던 유럽 증시가 최근 미국 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난히 따듯한 겨울 덕분에 에너지 위기가 사라지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며 유럽 기업들의 해외 실적이 양호하고, 유럽과 밀접한 중국의 경기 회복도 호재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독일 증시의 DAX지수와 프랑스 증시의 CAC40지수가 최근 3개월 동안 빠르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DAX지수와 CAC40지수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20.9%, 17.76% 상승했다. 영국 증시의 FTSE100지수도 급등해 11.75% 올랐다. 같은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21% 상승에 그쳤다.


유럽 증시와 미 증시의 격차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DAX지수와 CAC40지수, FTSE100지수는 이달 시작부터 10일까지 각각 6.11%, 6.11%, 3.26%씩 올랐으며 범 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도 4.9% 상승했다. 반면 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같은 기간 각각 2.08%, 2.64% 올랐다.

영국 금융서비스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산나 스트리터 선임 투자 및 시장 분석가는 “유럽 증시가 예상 외로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우선 고금리 시기에는 은행이나 소매기업, 에너지기업같은 가치주가 인기라며 유럽 증시에 이 같은 주식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 증시와 달리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기술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지난해 달러 강세로 인해 유로와 파운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그 결과 유럽 상장 주식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유럽 수출기업들은 통화 약세로 평소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WSJ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에너지가 끊기면서 올 겨울 에너지 대란이 예상됐지만 유럽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등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이상기후로 인한 수요 감소로 추락했으며 그 결과 전쟁 이후 올라가던 물가 역시 한풀 꺾였다. 지난 6일 공개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9.2%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투자 심리도 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 중국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1% 가까이 뛰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난 8일부로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스위스 투자사 롬바르드오디어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플로리안 아이엘포 거시경제 대표는 “유럽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 중국 상황에 더욱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이엘포는 유럽이 아직 고금리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있지만 장기적인 자금조달 관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WSJ는 지난해 가라앉았던 기술주들이 올해 부활한다면 유럽 증시에 대한 인기가 식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