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회전근개 파열 '골든타임' 중요 "방치하면 수술해야"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2 14:30

수정 2023.01.12 14:30

회전근개 파열, 자연치료 안돼 치료받는 것 중요
조기라면 보존적, 비수술적 치료, 늦어지면 수술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평소 회전근개 건강 지켜야
회전근개 파열 '골든타임' 중요 "방치하면 수술해야"

[파이낸셜뉴스] 회전근개는 어깨에 있는 4가지 근육인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이라는 4개의 근육과 힘줄의 조합이다. 어깨 관절의 회전과 안정화에 매우 중요한 인체의 구조물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어깨는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불안정성이 크고 퇴행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회전근개 파열은 가장 대표적인 어깨 질환 중 하나로 팔과 어깨의 통증을 유발하고 움직임을 제한한다. 흔히 오십견과 오해하기 쉬운 일반적 질환이다.

12일 유순용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사진)은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의 골든타임이 있기 때문에 조기에 증상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환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연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초기엔 팔을 위로 들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하지만 시간이 날수록 통증이 잦아들고 팔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유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오해를 하는 것이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아예 쓸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호전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분파열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어깨 위로 팔을 많이 쓸 때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 외에는 나머지 근력이 놀라울 정도로 정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환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는 "질환의 특성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더라도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 시기인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 파열이 낫지 않았는데 호전된 것으로 착각하고 방치할 경우 한 번 찢어진 힘줄들은 점점 더 많이 찢어진다. 근육도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지방 변성이 발생한다. 이 상태가 되면 힘까지 떨어져 나중에는 어깨를 들어 올리지도 못하게 된다.

유 원장은 "쉽게 말해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라며 "초기에 발견하면 구멍난 힘줄을 묶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커질 경우 치료 과정이 복잡해지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동힘찬병원에서도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을 하는 사례는 10건 중 1건 수준으로 적지 않은 편이라고 유 원장은 설명했다.

■파열 심해지면 보존적 치료 어려워
회전근개 파열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조기에 발견해 파열이 심하지 않다면 진통소염제, 국소 스테로이드의 투여 또는 온열 치료 등 치료법을 사용한다.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유 원장은 "비수술적 치료로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자가혈소판풍부혈장치료술(PRP) 주사 치료 등이 있다"고 말했다.

PRP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회복인자 성분을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채혈 후 특수 제작된 전용키트에 담아 원심 분리기를 통해 혈장 내 혈소판과 치유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버피코트'를 뽑아 손상된 부위에 주입한다. 이 주사는 힘줄을 재생하고 통증과 염증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시술 후 별도의 입원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고 환자 본인의 혈액을 사용해 치료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감염 등의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다.

비수술적 치료법인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이 있는 부위에 충격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원리로 회복을 돕는다. 약 3~6회가량 시술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cm이상의 파열 또는 전체 두께의 50% 이상의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4mm 정도의 구멍을 통해 관절 내부를 관찰하면서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방법으로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유 원장은 "만약 파열 부위가 5㎝ 이상으로 크거나 회전근개 네 개 중 두 개 이상이 파열되면 봉합을 하기 어렵고 봉합을 해도 다시 파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또 파열된 힘줄을 오래 방치해 안으로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한 경우 역시 힘줄을 봉합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치환술, 상관절낭 재건술 등 치료법
관절내시경 봉합술이 어려울 때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인공관절의 수명이 20년 수준이기 때문에 수술이 잘 되더라도 나중에 재수술을 해야하기 때문에 60세 미만 환자들에게 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어깨 관절염이 있다면 상관절낭 재건술보다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60세 미만의 환자들에게는 상관절낭 재건술이 좋다. 상관절낭은 어깨 관절을 둘러싸는 막으로 재건을 통해 파열된 회전근개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만들어 준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상완골(위쪽 팔뼈)이 위로 솟아올라 통증이 유발되고 어깨 기능이 떨어진다. 이때 파열돼 사라진 어깨 힘줄 대신에 인공 힘줄을 이식해 몸통뼈와 팔뼈를 이어주면 상완골이 위로 올라가지 않아 견봉(어깨뼈의 가장 높은 부위)과 상완골이 맞닿는 충돌 위험을 낮춰줄 수 있다.

인공 힘줄은 사체에서 채취한 피부를 가공해 이식하는 동종 진피 이식술을 주로 시행하는데 생착이 잘 되는 편이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작다.

유 원장은 "상관절낭 재건술을 받은 환자들은 팔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가 수술 후 운동 범위를 회복하게 돼 만족도가 높다"면서 "북미관절경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상관절낭 재건술을 시행한 23명의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84도에서 148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회전근개 중 극상근과 극하근 등 힘줄이 두 개 이상 끊어진 사람에게 결과가 가장 좋았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어깨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양손을 어깨 너비로 벌려 문틀에 대고 손을 고정한 후 몸통을 앞쪽으로 밀어 10초간 유지하거나 문고리에 탄력밴드를 고정한 후 힘껏 당겨 10초간 유지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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