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기준금리 3.5%] 통화정책방향 전문 "물가안정 기조 이어가되, 금융 리스크 등 면밀 검토"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3 10:36

수정 2023.01.13 10:36

한은, 베이비스텝 단행..기준금리 3.25%→3.5%
14년 2개월만에 '최고'.. 1년전 대비 2.25%p 올라
물가 안정·한미 역전 금리차 고려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인상 '새 역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1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1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기준금리 3.5%] 통화정책방향 전문 "물가안정 기조 이어가되, 금융 리스크 등 면밀 검토"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13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3.5%로 올렸다. 2008년 11월(기준금리 4%)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리다. 한은은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 인상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0.25%p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로 2008년 11월 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인상이라는 새 기록도 썼다. 한은은 지난해 4월을 시작으로 5, 7, 8, 10, 11월에 이어 이날까지 총 7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1.25%p)에 비해 2.25%p 올랐다. 미국(4.25%~4.5%)과의 금리차는 0.75~1%p로 좁혀졌다.

이번 베이비스텝(금리 0.25%p 인상)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 또한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은 '역전 금리차'는 금리인상 전 1.25%p로, 2000년 5월 (1.5%p차)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안정을 강조,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한미 역전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인의 투자 자금이 빠져 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금통위가 이같은 상황을 고려, 선제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인상폭을 조절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를 기록, 전달(7.1%)에 비해 물가상승세가 둔화됐다.

다음은 이번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현재의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국내경제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정책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가 지속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금리인상 속도 조절, 유럽중앙은행 등의 통화긴축 강화 전망 등으로 미 달러화 약세가 이어졌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이후 중국경제의 전개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수출이 큰 폭 감소하고 소비의 회복 흐름이 약화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었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취업자수 증가폭 축소가 이어졌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금년 성장률이 지난 11월전망치(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성장 전망에는 중국경제의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둔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확대,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12월에도 5.0%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4%대 초반에서 소폭 하락하였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대 후반으로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중5% 내외를 나타내다가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지겠으며,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치(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인상폭,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시장안정화 대책,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불안이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회사채및 기업어음(CP) 스프레드가 축소되었으며,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하였다. 다만 비우량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등에 대해서는 높은 신용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다.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하였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