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력대란 잦은 푸에르코리코, 성난 여론에 민영화 발표

뉴시스

입력 2023.01.16 08:55

수정 2023.01.16 08:55

기사내용 요약
지난 해 7번 요금인상..본토 2.4배 불구 정전사태 계속
11조원 넘는 전력공기업 누적 부채도 문제
[로이사( 푸에르토 리코)= AP/뉴시스]지난 해 9월 22일 허리케인 마리아의 강타로 전선줄이 끊기고 얽힌 푸에르토 리코의 전주. 지방정부는 90억 달러에 달하는 공공 부채의 부담을 줄이고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민영화를 선언했지만 주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여전하다.
[로이사( 푸에르토 리코)= AP/뉴시스]지난 해 9월 22일 허리케인 마리아의 강타로 전선줄이 끊기고 얽힌 푸에르토 리코의 전주. 지방정부는 90억 달러에 달하는 공공 부채의 부담을 줄이고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민영화를 선언했지만 주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여전하다.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령 푸에르토 리코가 15일(현지시간) 전력발전의 민영화 계획을 수행하겠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미국령 자치구역이 만성적인 정전 사태와 전력난, 노후한 전력망의 재건 노력에 시달리면서 전기사업 민영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 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그 동안 부패와 무능, 운영 잘못으로 모든 정부기관중 최고 적자를 기록하며 약 90억 달러 (11조 1510억 원)의 공공 부채로 주민들의 원한의 대상이었던 '푸에르토리코 전력국'은 종말을 맞게 되었다.

푸에르토 리코 주민 대부분은 잦은 정전 사태와 개선 노력 발표의 되풀이, 2021년 정부의 송전사업 부문 민영화 이후에도 늘어나는 전기요금과 엄청나게 누적된 요금 청구서등으로 짜증과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푸에르토리코의 민관 공동위원회 페르민 폰타네스 사무총장은 이번에는 이 기구의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발전부문 사업의 민영화와 주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사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아직은 이들이 어느 회사에게 발전사업을 넘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동위 대변인은 접촉 중인 인수 기업이름은 법률에 따라서 아직 발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위원회의 계약서가 푸에르토 리코의 전력회사 이사진에게 보내진 뒤에 자치령 지사가 서명하면 민영화 반대의견과 무관하게 민간회사와의 계약은 성립된다.

하지만 야당인 인민민주당의 카르멘 말도나도 부대표는 이번 민영화 계획에 반대하기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푸에르토 리코 상원의장인 같은 당의 호세 루이스 달마우 의원도 민영화 과정에서 국립 전기회사의 노동자들의 고용 보호와 전력망의 안정, 정전 대란 횟수의 경감을 가장 큰 과제로 삼고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민영화로 푸에르토 리코의 상하원 의장들이 모두 반대해온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소재 콘소시엄사 루마와의 계약 연장이 가능할지, 그 동안 쌓인 부채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산후안( 푸에르토리코)=AP/뉴시스]푸에르토 리코의 정전사태로 수도 산후안의 카페에서 2022년 4월7일 비상발전기를 가동한 광경.
[산후안( 푸에르토리코)=AP/뉴시스]푸에르토 리코의 정전사태로 수도 산후안의 카페에서 2022년 4월7일 비상발전기를 가동한 광경.

미국령 푸에르토 리코의 관리들이 전력 요금을 지난 해 7번째로 인상해 가뜩이나 전력 대란과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이 크게 반발해왔다.

새 전력 요금은 800 킬로와트시( KWH. kilowatt hours)를 소비하는 사용자 기준으로시간 당 33센트로 올라 이전의 29센트에 비해서 크게 인상되었다.

그래도 미국 에너지정보국이 발표한 미 본토 주민의 평균 전력 요금 14센트에 비하면 새로 발표된 푸에르토 리코의 요금은 거의 2.4배에 달한다.

인상 요금은 7월1일 부터 적용되어 이 섬의 주민 320만명이 격분하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는 정전사태와 전력대란이 허술한 전력망 인프라와 보수 유지의 부실 탓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전력공급의 주축인 최대 발전소에 화재가 나서 섬 전체가 정전으로 암흑 사태를 겪었다.

푸에르토리코의 전기요금 인상은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가 섬을 휩쓸고 간 뒤 피해복구 중에 처음 시작되었다. 그 때부터 일부 주민들은 거의 1년 동안이나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번의 전력요금 인상은 1년 전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당국이 무려 90억 달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면하려고 민간기업인 루마에 전력공급 사업을 이관하면서 시작되었다.


푸에르토 리코의 발전소들은 전기 생산량의 97%를 석유 화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비율은 약 3%에 불과하다.


현지 행정부는 앞으로 몇 년 이내에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그 동안 약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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