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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충해 잡는 센서, 공기로 만든 비료… 식량위기 해법은 '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6 18:18

수정 2023.01.16 18:18

곽선영 교수팀, 식물 감염 등 읽는
플라즈몬 나노센서 플랫폼 개발
송종석 박사팀의 플라즈마 장치
질소 물에 녹여 액체형 비료 생산
식물 스트레스 실시간 감지 나노센서 개발 과정을 나타내는 이미지 서울대 곽선영 교수 제공
식물 스트레스 실시간 감지 나노센서 개발 과정을 나타내는 이미지 서울대 곽선영 교수 제공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종석 박사팀이 개발한 플라즈마모듈. 평판형 유전체장벽방전(DBD)을 통해 물 표면에서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풍부한 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농작물에 시간에 맞춰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종석 박사팀이 개발한 플라즈마모듈. 평판형 유전체장벽방전(DBD)을 통해 물 표면에서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풍부한 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농작물에 시간에 맞춰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기후변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농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전국 논밭 경지면적도 매년 감소 추세다.

국내 연구진들은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그중 식물의 병충해를 초기에 예방할 수 있는 센서와 공기중 질소를 물에 녹여 액체형 비료를 만들어내는 플라즈마 기술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농가 현장에 활용된다면 병충해로 인한 농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비료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농작물에 수분을 공급할때 함께 영양분까지 공급해줘 비용감소는 물론 노동시간까지 줄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식물 상태 확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바이오소재공학 전공 곽선영 교수와 사범대학 화학교육과 정대홍 교수팀은 식물이 느끼는 다양한 스트레스 신호를 즉석에서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신호를 측정해 벌레가 식물을 갉아먹고 있는지, 곰팡이균에 감염됐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곽선영 교수는 16일 "식물 스트레스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플라즈몬 나노센서 플랫폼을 사용해 적시에 질병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물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방제제 남용을 줄임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이나 인간은 공격을 받거나 아플 경우 소리나 움직임으로 표현을 하지만 식물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잎이 병들거나 하는 형태가 나타나기 전에 질병을 확인하기 어려워 농장이나 식물 자원의 피해가 매우 크다. 하지만 식물들도 공격을 받거나 아프면 독특한 물질을 내뿜어 신호를 보낸다.

연구진은 약 300㎚(나노미터) 크기로 식물이 분비하는 물질을 검출해 낼 수 있는 은나노센서를 만들었다. 이 센서를 물냉이와 밀, 보리의 잎이 숨쉬고 수분을 내뿜는 작은 기공에 넣은 뒤 상태를 모니터링했다. 식물이 벌레에게 공격받아 상처를 입거나 곰팡이에 감염되면 살리실산과 세포외 아데노신, 파이토알렉신 및 글루타티온 등의 식물 스트레스 신호물질을 발산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은나노센서를 누구나 농작물에 주입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이 센서를 언제 어디서든 측정하도록 휴대용으로 개발중이다.

■공기중 넘쳐나는 질소를 비료 활용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종석 박사팀은 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해 저탄소 비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농작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질소비료와 화학적으로 생산해 내는 질소비료가 있다. 두 종류 모두 다른 생산활동을 통해서 구할 수 있는 비료다.

하지만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작은 규모의 장치를 이용하면 대기 중에 풍부한 질소와 산소를 활성·액화시켜 질산태질소 성분이 다량 함유된 액체형 비료를 현장에서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송종석 박사는 "시판 양액을 충전해 공급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현장에서 공기와 물, 전기만 있으면 질소질비료를 빠르게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플라즈마 생성 장치로 새싹 인삼과 보리, 고추냉이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결과 수분을 공급하면서 질소질 비료까지 농작물 생장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한번에 공급해 농가 일손을 줄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현재 농작물에 따른 영양분 공급양을 고려해 맞춤형 플라즈마 장치와 장치매뉴얼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플라즈마를 통해 생성된 질소성분 뿐만아니라 기타 양분을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보완중에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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