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레이저 현미경으로 암 조기진단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9 14:26

수정 2023.01.19 14:26

ETRI 송동훈 박사팀, 암·종양 조기진단 영상기술 개발 조영제 없이도 세포 속 종양으로 발전할 물질을 찾아내 외국산 현미경 10억원 넘지만 기술 국산화로 1억 아래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송동훈 박사팀이 개발한 다이오드 결합 레이저 현미경(CARS).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송동훈 박사팀이 개발한 다이오드 결합 레이저 현미경(CARS).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송동훈 박사팀이 형광물질이나 조영제 없이도 암이나 종양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레이저 현미경을 개발했다. 이 현미경은 반도체 다이오드와 레이저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세포 속 물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송동훈 박사는 19일 "부품을 최소화하고 핵심 기술을 국산화해 외국산 현미경 가격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미경이 상용제품으로 개발될 경우 노트북 2배 수준의 크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영상기술을 내시경으로도 전환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현재 빠른 기술사업화를 위해 연구소기업 '블루타일랩'에 기술 출자를 진행했다.


충남대병원 병리과 여민경 교수도 "이 기술은 종양의 조기진단 뿐만아니라, 질환의 원인 분석, 신약 분석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돼 미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현미경에 적용된 실시간 '라만 분자 진동 영상기술(CARS·카스)'은 들여다보고자 하는 물질에 서로 다른 두개의 레이저 빛을 쪼여 찾고 있는 분자의 빛 주파수 차이를 볼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송동훈 박사(왼쪽)가 다이오드 결합 레이저 현미경을 통해 관측된 세포조직의 병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송동훈 박사(왼쪽)가 다이오드 결합 레이저 현미경을 통해 관측된 세포조직의 병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ETRI 제공
그동안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진단을 위한 CT와 MRI는 비정상적 병변조직이 발병된 이후에 활용했다. 이 카스(CARS) 현미경은 암이 발생하기 이전에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또 형광물질 염색 없이도 세포조직 내 암으로 발전할 특정물질의 분자 상태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즉, 이 기술이 적용된 현미경으로 샘플을 관찰하면 정상조직인지 암조직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외국산 CARS 현미경은 성능이 뛰어나지만 두 대의 레이저로 구성돼 가격이 10억원을 넘고 크기도 책상 두개정도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현미경은 수백만 원대의 레이저 기술 개발로 상용화 가격을 10% 이내로 낮추고 레이저도 한 대로 해결해 크기를 기존 절반 이하로 줄였다. 연구진은 "현재 상용화 개발중에 있으며, 노트북 두 배 정도의 크기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상 해석 속도도 외국산 장비보다 빠르다. 1024 x 1024 픽셀 해상도에서 초당 7.5프레임 스캔 속도를 내 외산기술의 512 x 512 픽셀, 초당 2∼3 프레임보다 4배 더 높은 해상도와 최대 4배 가까이 영상해석이 빠르다.
즉, 1초에 7.5장의 영상송출이 가능해 실시간 샘플을 즉시 볼 수 있고 끊김 없는 영상분석이 가능한 수준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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