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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맛이야" "따봉"…그 광고 만든 윤석태 감독 별세

연합뉴스

입력 2023.01.19 11:23

수정 2023.01.19 14:12

"그래, 이맛이야" "따봉"…그 광고 만든 윤석태 감독 별세

"그래, 이맛이야" "따봉"…그 광고 만든 윤석태 감독 별세 [촬영 이진욱]
"그래, 이맛이야" "따봉"…그 광고 만든 윤석태 감독 별세 [촬영 이진욱]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그래, 이맛이야", "따봉!", "제비 몰러 나간다",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또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광고 카피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1980∼1990년대 TV 광고를 수백 편 만든 '한국 CF의 신화', '광고계의 산증인' 윤석태(尹錫泰) CF 감독(전 세종문화 대표)가 18일 오후 7시35분께 서울 자택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9일 전했다. 향년 84세.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1969년 광고 회사인 만보사에 도안과장(크리에이티브 디렉터)으로 입사했다. 1970년 한국코카콜라 CF를 맡아서 '오직 그것뿐 산뜻한 그 맛'이라는 카피로 알려진 코카콜라 해변 광고로 데뷔해 2000년 7월 한국투자신탁의 '소나기편' 광고까지 CF 663편을 제작했다. 만보사가 합동통신 광고기획실이 되고, 다시 오리콤으로 변신하는 동안 줄곧 현장을 지켰지만, 1977년 부국장 승진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뛸 수 없게 된다"며 승진을 거부했고, 이듬해 오리콤을 퇴사했다. 1979년 프러덕션 '세종문화'를 차려 은퇴할 때까지 광고 제작 현장을 지켰다.



시청자들이 누구나 다 아는 광고는 대부분 세종문화 시절에 탄생했다.

배우 김혜자씨와 15년 동안 제일제당 '고향의 맛 다시다' 광고를 매년 4편 이상 찍었다. 다시다 맛은 몰라도 "그래, 이맛이야"라는 카피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고인과 함께 작업했던 이강우 전 세종문화 전무는 "'그래, 이맛이야'는 미리 준비한 카피가 아니고 촬영 현장에서 배우가 맛보는 걸 보고 착안한 것이었다"고 기억했다.

오렌지주스 따봉의 "따봉!", 솔표 우황청심원의 "제비 몰러 나간다", 경동보일러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배우 한석규가 스님과 함께 담양 대나무숲을 걸어가며 읊조린 SK텔레콤의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등이 모두 유행어가 됐다.

이 밖에도 초코파이 '정' 시리즈, "댕∼!" 소리와 함께 종이 흔들리는 종근당 CF, "럼, 캡틴 큐!"라는 말과 함께 외눈 선장의 안대가 떨어지는 광고가 고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1988년 국내 최초로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 출품했고, 이후 한국CF제작사협회(KCU)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광고대상의 '대상'만 6번 받았고, 1999년 대상과 금상을 한꺼번에 받게 되자 "쑥스럽다"며 시상식을 앞두고 지방에 내려간 적도 있다.
길러낸 CF 감독만 강창배·김종원·김한수·임인규·조풍연 등 30여 명에 이른다.

이강우 전 전무는 "자기 확신에 차 있었고, 주장이 강한 분이셨다"며 "광고를 아름답게 꾸미기보다는 일반 소비자가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는데 능하셨다"고 회고했다.


유족은 부인 전치희씨와 사이에 1남1녀(윤지영, 윤여준)와 사위 서상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3호실(19일 낮 12시30분부터 조문 가능), 발인 21일 오전 8시40분, 장지 용인천주교묘원. ☎ 02-2258-5977

OBS '김혜자의 희망을 찾아서'에 출연한 고인 [OBS 유튜브 캡처]
OBS '김혜자의 희망을 찾아서'에 출연한 고인 [OBS 유튜브 캡처]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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