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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없는 버터맥주 안 돼" 식약처 '뵈르비어' 제조정지 처분 추진... 제조사 "부당한 처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9 19:44

수정 2023.01.20 00:17

블랑제리뵈르 맥주 제품 사진.(GS25 제공) /사진=뉴스1
블랑제리뵈르 맥주 제품 사진.(GS25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GS25 편의점 등에서 이른바 '버터맥주'로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뵈르비어' 맥주에 대해 제조정지 처분이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이 맥주의 제조사 '부루구루(brewguru)'가 "부당한 행정처분"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식약처에 따르면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뵈르비어 제조사 브랜드 블랑제리뵈르에 대해 품목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추진하고 있다.

시판 중인 뵈르비어 맥주 4종 중 1종에만 버터 향이 첨가됐을 뿐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제품인데도 버터를 뜻하는 프랑스어인 '뵈르(Beurre)'를 제품명에 사용해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식품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원재료 이름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려면 해당 원재료를 제조나 가공에 실제 사용해야 한다. 뵈르비어처럼 합성향료만 사용했을 경우 버터맛맥주나 버터향맥주로 표시해야 한다.

서울식약청은 제조사 등의 소명 등을 거쳐 처분을 확정하게 된다.
행정처분이 확정될 경우 업체는 원칙적으로 해당 제품명을 사용할 수 없다. 버터향을 넣어 버터향맥주로 표시하거나 실제 버터를 넣어 버터맥주로 판매해야 한다.

한편 수제맥주 제조사 부루구루는 블랑제리뵈르를 '상표'로 봐야 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재 부루구루 대표이사는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블랑제리뵈르 맥주 제조가 정지되는 것은 부당한 행정처분"이라며 "곰·말까지 그림 넣어가며 판매하는 곰표·말표 맥주에는 곰·말이 들어가느냐. 블랑제리뵈르 맥주도 곰표·말표와 같이 상표로 해석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상재 대표이사는 "유통채널 마케팅 과정에서 '버터맥주' 용어가 사용된 것 같지만 제조사로서 마케팅에 '버터맥주'를 사용한 적도 없다"라며 "블랑제리뵈르 상표를 고도화해 맥주로 만들었고 상표 사용료도 매달 지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이사는 "상식적으로 기름인 버터를 물인 맥주에 넣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버터맥주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했던 상상의 음료였다"라며 "또 국내에 프랑스어 '뵈르'를 버터로 연상할 수 있는 일반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블랑제리뵈르 제조사로서 입장을 듣고 싶다고 연락받아 지난주 금요일 처음으로 당사 입장을 전달했다. 당시에만 해도 행정처분을 하겠다거나 이의를 제기하라거나 등 공지도 없었다.
단지 입장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현재도 처분 통지를 받은 게 없다"라며 "기술적으로 버터를 넣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버터 헹군 물로 버터 넣었다고 하면 그게 더 소비자 기만 아니겠느냐. 아직 결정도 되지 않은 일이 사실처럼 기사화돼 영세한 수제맥주회사로서 벌써 피해액만 수십억으로 추정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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