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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 유럽 수출길 지키려고 성능까지 낮춘다..고객 이탈 어쩌나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8K TV시 성장 전망률
연도 성장률
2021년 21.90%
2022년 8.50%
2023년 -5.80%
(출처 : 옴디아)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오는 3월부터 TV에 적용하는 에너지 효율(EEI) 기준을 8K TV까지 적용키로 하면서 국내 8K TV 생산 업체들이 성능을 낮춰 유럽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8K TV 성능 저하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4K 대화면 등이 대체재로 떠오를 수 있어 유럽 8K TV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EEI를 대폭 강화한 TV 전력 소비 규제를 별도의 수정 없이 오는 3월부터 시행한다. 해당 규제는 4K TV까지만 적용하던 에너지 효율을 8K와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적용해 EEI 0.9 이하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가 유럽시장 8K TV 수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정책브리핑을 통해 "EU 측과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8K TV 기업 의견수렴 결과, 내년 3월 규제 시행 이후에도 지속 수출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8K 협회와 TV 업체들이 8K TV의 휘도(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옵션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8K TV의 장점인 밝은 화면을 다소 어둡게 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유럽 시장 수출길을 지킨 것이다.

다만 화면 옵션을 통해 8K TV에 고화질 모드를 넣으면 EU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EI 0.9가 되려면 8K TV의 경우 65인치 112와트(W), 75인치 141W, 85인치 169W를 충족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모드, 게임 모드 등과 같이 고화질 모드를 사용할 경우 EU가 정한 규제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옵션 문제에 대해 정부와 EU간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정부와 업체들은 EU 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EU의 유권해석에 따라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EU 측과 EEI 관련 추가 논의는 없었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EU 측에서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문제지만, 3월 규제 시행 이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가 업체들과 함께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수출길을 유지하며 한숨은 돌렸지만, 결국 EEI 규제 강화가 유럽 시장의 8K TV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8K TV 구매층은 화질을 중요시하는 고소득자들이 많은 만큼, 강점인 화질과 휘도를 타협해야 하면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화질보다 화면 크기를 중시하는 일반 소비자들은 화면이 크고 가격이 낮은 제품 구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에서는 올해 8K TV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하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8K TV 출하량이 유럽연합(EU)의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등의 이슈로 전년보다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연간 기준으로는 첫 역성장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