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온 섬이 하얀 문주란 꽃…제주 동쪽 끝 '토끼섬'을 아시나요?

뉴스1

입력 2023.01.22 06:01

수정 2023.01.22 06:01

천연기념물 제19호 제주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천연기념물 제19호 제주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천연기념물 제19호 제주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제주도의회 제공)
천연기념물 제19호 제주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제주도의회 제공)


거머리말.(국토교통부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갈무리)
거머리말.(국토교통부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갈무리)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가를 거닐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든다.

불과 50m 거리에서 바다 위를 표류하듯 서 있는 면적 3174㎡의 무인도, 바로 '토끼섬'이다.

토끼섬은 한여름이면 하얀 문주란 꽃이 온 섬을 뒤덮는 모양이 꼭 토끼 같다고 해 그렇게 불린다.

주로 햇볕이 잘 드는 모래땅에서 자라는 수선화과 식물인 문주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이 토끼섬에서만 자란다.

토끼섬이 일찍이 1962년 12월7일 천연기념물 제19호(제주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한겨울인 지금 토끼섬의 문주란은 대부분 잎이 말라 있지만 곧 봄이 되면 푸른 잎과 꽃대를 세우기 시작하고 여름이면 마치 우산을 펼치듯 하얀 꽃을 피운다.

문주란 꽃은 특유의 은은한 향기를 풍기기로 유명한데 해가 지면 그 향기가 더 그윽해 진다고 한다.

토끼섬의 문주란은 광복 후 1950년대 혼란기에 이어진 무분별한 채집으로 한때 거의 멸종될 뻔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하도리에서 가장 큰 동네였던 굴동 주민들이 '문주란 4-H'라는 자생민간단체를 만들어 각 가정에 있는 문주란을 토끼섬에 이식하는 데 소매를 걷어부치면서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

행정 역시 해풍, 파도로부터 문주란을 보호하기 위해 1975년 토끼섬 주변에 돌담을 세운 뒤 모니터링과 보수작업을 벌이는 등 계속 노력을 쏟고 있다.

이 밖에 토끼섬에서는 문주란 말고도 또 특별대우를 받는 것이 있다.


바로 보호 대상 해양생물인 '거머리말'이다.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인 거머리말은 여러 해양생물들에게 은신처나 산란장과 같은 소중한 쉼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뛰어난 광합성 기능으로 산소도 공급해 해양 생태계에 큰 도움을 주는 해양생물이다.


제주도 본섬과 토끼섬 사이에 면적 7118㎡의 거머리말 서식지가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한 해양수산부는 2016년 토끼섬 주변 해역 59만300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