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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20일 무역적자 100억弗, 민관 원팀으로 활로 뚫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4 18:21

수정 2023.01.24 18:21

이달 반도체 수출 34% 감소
발벗고 뛰며 난국 타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해 들어서도 무역전선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올 들어 20일 만에 10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일 치가 월간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달러) 규모보다 크다.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475억달러)의 22%에 해당된다.
여기에다 199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1개월 연속 무역적자 기록도 갖게 됐다. 무역적자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긴 하지만 갈수록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 정도면 경제적 비상사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수출이다. 팬데믹 광풍과 글로벌 공급망 패권싸움에서도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었던 힘이 수출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러 난관을 뚫고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듭 뒷걸음치면서 암울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수출은 이달까지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의 내용과 주변여건을 보면 더 걱정이다. 반도체 수출 감소세는 예상을 웃돌 만큼 가파르다. 20일 치 기준으로도 감소 폭이 34%나 된다. 지난해 11월(28.6%), 12월(27.8%)보다 더 충격적인 감소 폭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하락, 수요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판매쇼크가 예고돼 있다. 여기에다 주력시장 중국의 쇠퇴까지 겹쳐 수출은 이중삼중의 벽을 만났다. 중국은 올해는 봉쇄일변도 정책을 고수하진 않겠지만 성장 하강 국면을 뒤집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상쇄할 새 동력 발굴과 시장개척은 발등에 떨어진 우리 경제의 절박한 과제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민관이 적극 협력해 원팀으로 최상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외국 순방기간에 체결된 대규모 투자는 민관 협력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아랍에미리트(UAE)는 300억달러 투자유치와 총 48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막판 대통령의 이란 발언으로 뜻하지 않은 파장이 있긴 했으나 경제적 성과를 가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국내 경제인도 총출동해 중동 측과 물밑교섭을 벌였다. 탈석유가 당면과제인 중동과 원전·방위산업으로 발을 넓히고 싶은 우리 기업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대통령 순방으로 체결된 사업 계약들이 실질적인 수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부도 이를 위해 94건의 현장방문 추진계획을 24일 밝혔다. 다음 달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 추진위원회도 꾸려 기업 실무를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당연하고 필수적인 작업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대 업종별 핵심규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야전 산업부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4%대 수출 역성장을 전망했지만 이를 플러스로 돌려놓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행에 옮겨 성과를 내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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