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직업교육 정책·예산 확보 위해 관련법 제정 시급" [인터뷰]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하이테크시대 속 전문직업인 활약
K팝·웹툰·신기술 학과 등 관심 커
고등·평생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는
직업교육 하위 기본법 마련하는것
일반대-전문대 역할 구분은 물론
재정 낭비 등 비효율성 개선 기대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지난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학교보다 전공, 더 나아가 전문직업인이 인정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면서 직업교육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지난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학교보다 전공, 더 나아가 전문직업인이 인정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면서 직업교육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등교육·평생교육 분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는 '직업교육법(가칭)'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지난 17일 파이낸셜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행 교육기본법에는 직업교육에 대한 하위 기본법이 마련되지 않아 직업교육 관련 정책 추진과 재정 확보 근거가 미흡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 회장은 "현재는 학교 단계별 직업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모호해 상호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라며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 중복문제가 발생하면서 직업교육 과정에서 재정이 낭비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 회장은 직업교육법이 제정된다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역할을 명확히 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정적인 직업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해 예측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제언했다.

다음은 남 회장과의 일문일답.

―전문대교협 회장으로서 바라본 최근 전문대 상황은 어떤가

▲변화의 계기가 많았던 2년이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AI·하이테크 시대를 맞이해 차츰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들이 몇 개월 만에 급속하게 변화했다. 기회적인 측면에서 보면 산업구조와 기술 변화에 따른 성인 학습자가 증가하고 직업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성인친화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해나간다면 전문대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계 변화가 가파른 거 같은데

▲대학과 관련한 규제를 개혁하고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정책 방향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 설립·운영규정에서 갖추도록 하는 교사·교지·교원·수익용기본재산 등 4대요건을 완화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 조치로 자유로운 교육·연구활동이 가능해지고, 학력 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 재산을 활용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신설되기도 했다

▲기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마음이다. 당초 안보다 재정 규모가 축소되고 3년 한시적으로 신설됐기 때문이다. 다만 고등직업교육 재정 확보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향후에도 특별회계 규모가 확대·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전문대교협은 직업교육법 제정을 중요 과제로 꼽고 있는데

▲현행 교육기본법에는 직업교육에 대한 하위 기본법이 마련되지 않아 직업교육 관련 정책 추진과 재정 확보 근거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학교 단계별 직업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모호해 상호 연계가 원활치 못하다. 직업교육법이 제정된다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해 직업교육 과정에서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 소재의 전문대학은 특히 더 재정 상황이 어려운 거 같다

▲OECD 평균이나 일반대학에 비해 부족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신설한 지방대학 활성화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첨단분야 현장인력 양성 지원을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비리 사학은 솎아내되 자생력이 없는 한계 대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통폐합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 폐교 후 자산의 일부를 국고에 귀속하는 대신 사회복지법인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데 전문대학이 기여할 방법은 무엇일까

▲청년들이 지방에 정주하고 취업·결혼·출산을 하면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해 전문대학과 지자체는 협업해 고등직업교육 거점 지구 지원 사업(HiVE)를 신설했다. 전문대학과 지자체, 기업이 연합체를 조직해 지역 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체계를 개편하는 등 대학이 지역 거점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서울 소재 전문대학 정시 경쟁률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모집인원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호도도 높아졌다고 본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문대학은 다양한 학과를 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를 흡수하는데 용이하다. 최근에는 K팝, 웹툰, 신기술 분야의 학과가 신설돼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전문대학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다. 정책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나

▲전국 전문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는 현재 약 1만4000명 수준이다. 연평균 35%씩 증가해온 추이를 보면 2026년에는 약 3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대학은 석·박사과정 등 신규 입학생 비자 유형이 다양하지만, 전문대학은 신규 입학생 비자 유형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유학생 유치 규모와 교육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 제도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대학의 미래와 향후 역할은?

▲학교보다 전공, 더 나아가 전문직업인이 인정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전문대학은 우리 사회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 써왔다. 그 역할과 이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 약력 △1955년생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KBS 아나운서 근무△계명대 신문방송학 석사 △영남대 교육학 박사 △대구보건대 총장(현)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장 △전문대교협 회장(현)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